(인터뷰①에 이어) '솔로지옥3' PD들이 이관희의 '쟤, 얘, 얘'와 김규리의 '줘도 안 가져' 등 화제를 모은 발언들에 대한 편집 방침을 털어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3'를 연출한 김재원, 김정현 PD는 1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솔로지옥3'는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 쇼다. 최근 시즌3가 종영한 가운데 시즌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출연진의 다양한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여성 출연자 김규리의 "줘도 안 가질 것 같다"는 발언은 유독 거센 비판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규리가 호감있던 남성 출연자 최민우의 흔들리는 모습에 다소 고압적으로 발끈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형성됐던 것. MC로 출연한 덱스(김진영)가 김규리의 해당 발언을 두고 "밑천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 큰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같은 출연진의 논란의 발언들에 대해 제작진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우선 김재원 PD는 "편집에 있어서 제작진의 기준은 명확했다. 데이팅 프로그램이니까 러브라인과 관련된 것들은 다 냈다. 규리 씨 발언은 민우 씨와 규리 씨 서사의 마지막이다. 두 사람이 잘 돼가다가 왜 민우 씨가 시은 씨로 결정했는지를 보여준 굉장히 중요한 씬이기 때문에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히려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왜 민우 씨가 시은 씨로 확정이 됐는지 궁금할 거라고 봤다. 그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못하는 건 안 된다고 봤다. 러브라인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면 출연자 보호를 위해 편집했을 텐데 두 사람 서사의 종지부라고 생각해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희 씨의 '쟤, 얘, 얘' 또한 그 분의 마음을 표현하는 거였다. 무례하긴 했지만 이후 스토리에 영향을 끼친 게 컸다. 그게 빠지면 여자 분들이 왜 화가 나고 하정씨와 왜 화를 내고 사과를 하는지가 설명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원 PD는 더불어 "한국 시청자들의 기준이 제일 최첨단에 있는 것 같다. 그런 분들께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이 같은 편집 기준의 이유를 밝혔고, 김정현 PD 역시 "여성 시청자들이 출연자를 보는 시선도 바뀐 것 같다. 예전 '하트시그널' 초창기를 보면 자상한 남자 출연자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제는 착한 남자에 대한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연애관도 조금 바뀐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웬만한 돌발상황은 다 담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던 점을 강조했다. 김정현 PD는 헬기에서 민지가 울었던 장면에 대해서도 "제가 같이 가고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그런 상황인 줄 전혀 파악을 못했다. 편집실에서 놀라면서 편집했다. 저는 이렇게 파장이 심할 줄 몰랐다. 이렇게 안 좋은 반응일 줄 예상을 못했다. 솔직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옆에서 눈물 닦는 씬이 임팩트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대중의 반응을 정말 모르겠더라"라며 놀라워 했다. 김재원 PD는 "거절의 눈물은 오히려 흔한 거라 생각했다. 저희는 오히려 민규 씨가 셔츠 밑단을 닦아주는 게 너무 놀라웠다. MC들도 웃으며 눈물을 보일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파장이 커서 저희도 놀라웠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출 방향에 출연자들의 피드백은 어땠을까. 김재원 PD는 "다들 편집에 불만은 없었다. 다만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었다. 심하게 악플이 달리는 경우도 있어서 저희가 항상 출연 전에도 정신과 전문의 선생님들과 마인드 섹션을 진행해서 프로그램에 적합한지도 보지만 방송 중간에도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으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지 봤다. 누군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번에도 그런 과정들이 있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해소되는 것들도 있긴 했다. 마지막 방송 끝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게 있더라. 어쨌든 방송 중에는 연락도 하고 상시 대기를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규리의 발언과 장면에 유독 후폭풍이 큰 상황. 김재원 PD는 "부작용 같은 것 같다. 데이팅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러브라인 위주로 편집을 할 수밖에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작용 같이 나쁜 평을 하는 씬들도 생기게 된다. 감정이 충돌하고 모두가 날이 서있고 누가 누구랑 되느냐에 따라 누구는 또 안 되는 것도 있지 않나. 거친 상황들에 경쟁이 나올 수밖에 없고, 거기에 대해 시청자 분들도 의견을 주시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하나도 없이 간다고 하면 너무 포장된 리얼리티 쇼가 요즘 시대에 의미가 있을까 싶다. 리얼인지 아닌지 사람들이 다 즉각적으로 느끼는데 실제로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감정이 격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왜 그랬지 후회하기도 하는데 다 자연스러운 일상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지나가면 다 그럴 수 있다 생각해주실 것 같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