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서 0분' 권혁규, 세인트 미렌 임대→유럽 데뷔 보인다...'코리안 트리오' 잠시 해체[공식발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13 16: 44

권혁규(22)가 스코틀랜드 셀틱을 잠시 떠나 같은 리그 세인트 미렌으로 향한다.
세인트 미렌은 1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은 시즌 종료까지 권혁규의 임대 계약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는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선두 셀틱으로부터 남은 시즌 동안 세인트 미렌에 합류한다"라고 발표했다.
권혁규는 호주 국가대표 미드필더 키아누 바쿠스의 빈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세인트 미렌은 "바쿠스는 호주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컵에 나서기 위해 팀을 떠났다. 이로 인해 스티븐 로빈슨 감독은 미드필더 보강을 원한다고 인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로빈슨 감독은 권혁규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권혁규는 강력 추천을 받은 선수다. 셀틱은 그가 우리 팀에 합류하길 열망했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고, 셀틱과 거액의 계약을 맺었다. 중원은 우리가 강화해야 하는 포지션이었다. 바쿠스가 떠나 있는 상황에서 보강이 중요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로빈슨 감독은 "우리는 권혁규가 합류해 힘을 더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경기를 정말 잘 풀어주고, 우리를 위해 선발로 나설 수 있다. 나는 그에 대해 브렌던 로저스 셀틱 감독과 좋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를 데려오게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권혁규는 곧바로 스페인으로 날아가 전지훈련 중인 세인트 미렌 동료들에게 합류했다. 그는 훈련장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남은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셀틱은 "권혁규는 임대로 세인트 미렌에 합류하며 이번 시즌이 끝날 때 돌아올 것이다. 행운을 빈다"라고 인사했다.
권혁규는 190cm에 가까운 큰 키를 가진 미드필더다. 부산의 성골 유스인 그는 지난 2019시즌 프로 무대에 밟은 뒤 공수 양면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내왔다.
일찌감치 군 복무도 마쳤다. 권혁규는 2021년 초 김천 상무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전역 후에도 부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셀틱은 2022시즌이 끝난 뒤에도 권혁규를 노렸지만, 부산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틱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 여름 기어코 권혁규를 품는 데 성공했다. 이적료는 약 100만 유로(약 14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셀틱은 권혁규까지 영입하면서 오현규, 양현준과 함께 '코리안 트리오'를 구축했다.
하지만 유럽 무대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권혁규는 전반기가 끝나도록 1분도 뛰지 못하며 유럽 데뷔에 실패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 25인 명단에서도 제외되며 기회를 받지 못했다.
오현규는 올 시즌 교체 투입과 선발 출전을 오가며 리그 19경기 5골을 터트렸고, 양현준도 리그 17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권혁규는 이들과 달리 벤치에 앉기조차 힘들었고, 점점 잊히기 시작했다.
결국 권혁규는 같은 리그 내 임대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세인트 미렌의 연고지인 페이즐리는 셀틱이 있는 글래스고 근교에 위치한 도시인 만큼,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권혁규로서는 후반기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만 2024 파리 올림픽 황선홍호 승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편 세인트 미렌은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5위에 올라 있다. 권혁규는 이미 팀 훈련을 시작한 만큼, 빠르면 21일 퀸 오브 더 사우스(3부리그)와 FA컵 경기 혹은 27일 레인저스와 맞대결을 통해 유럽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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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셀틱 소셜 미디어, 세인트 미렌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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