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선택 받는 입장이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배우 라미란(48)이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도 여러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근데 시청자와 관객이 저에게 원하는 모습도 있다. 배우로서 욕망은 있지만 캐스팅 되는 사람으로서 항상 제가 원하는 것만 할 수는 없더라. 들어오는 작품들 가운데 스스로 환기시키며 제 나름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이 같이 밝혔다.
라미란의 새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씨제스스튜디오·페이지원필름㈜)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라미란은 주인공 덕희 역을 맡아 장기를 발휘했다. 이날 그녀는 “어떤 상황에 놓인 직선적인 인물이라 깊게 분석하지 않았다. 감독님도 덕희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진 않았다. 저 또한 참고한 인물도 딱히 없었다. (관계된 인물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는다거나 그렇지는 않는다”고 캐릭터를 풀어낸 과정을 설명했다.
덕희는 두 아이를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하는데, 어느 날 뜻하지 않는 화재사고로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보이스피싱까지 당하면서, 생계의 어려움과 희망까지 잃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라미란은 자신만의 친근하고 푸근한 이미지를 살려 이웃주민 같은 얼굴을 보여줌과 동시에 문제 해결을 직접 해내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줬다.
이어 “개인적으로 저는 코믹 연기가 강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정직한 후보’를 제외하고 모든 작품을 코믹 장르라고 생각하며 연기해 본 적이 없다”며 “(시청자나 관객은) 제가 코믹을 하는 걸 좋아하시는 거 같다. 보시는 분들이 기대하지만 그걸 깨야 하는 과제도 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전작과는 다른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가 있는지 살펴보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영화를 찍어놓으면 언제 개봉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능도 하면서 저라는 사람이 잊히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덕희'는 지난 2016년 아이들을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하는 40대 여성이 중국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검거하는 데 경찰에 도움을 준 실화를 반영해 극적으로 창작했다. “저는 실화를 접하고 놀랐었다. 근데 실존인물이 중국에 가셔서 총책을 잡은 건 아니라더라. 실존인물이 시사회 때 오셔서 뵈니 강단이 있으셨다. 그날 당시 얘기를 하면서 ‘너무 억울했다’고 말씀하셨다. 제가 실화와 달라서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여쭤보니 다행히도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미란은 “당시 실존인물이 나온 뉴스를 봤는데 너무 마르셨다. 근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저는 소도 때려잡을 거 같더라.(웃음) 제가 항상 다이어트 의지는 있는데 실패했다. 그간 맡았던 인물들이 통통한 경우는 없었는데, 이번엔 제가 몸으로 웃겨 드린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시민덕희’가 보이스피싱 사건을 주요 소재로 다루지만, 지난 2021년 개봉한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김곡)와 장르적 색채를 달리한다.
이에 라미란은 “저도 ‘보이스’를 재미있게 잘 봤다.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다르다. ‘보이스’에서는 형사가 (총책을) 잡으러 가면서 남성들의 통쾌한 액션이 펼쳐진다. ‘시민덕희’는 시작점 자체가 다른 거 같다”며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학습형 영화라서 각성할 게 많았다. 반면 ‘시민덕희’는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재민도 피해자이고, 덕희라는 인물이 중국에 가서 총책을 때려잡을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평범한 이웃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그것에 가장 큰 힘이 있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에 대해 설명하는 영화는 아니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이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하는지 그렸다. 피해자들이 ‘내가 바보’라고 자책하며 숨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민덕희’에는 라미란을 비롯해 염혜란, 공명, 이무생, 박병은, 안은진 등 최근 활발히 활동하며 사랑받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에 라미란은 “공명이 군대에 갔다 왔고, 안은진은 (드라마 ‘연인’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들 방귀 좀 뀌고 있으니까 다행이다 싶다”고 흥행을 기원했다.
이어 공명에 대해 라미란은 “공명은 입대 전에 아기 같았다. 저희가 달려들면 뒷걸음질을 치면서 도망갔었다.(웃음)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는데 전역 후 능글맞게 군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막둥이를 아저씨로 만들어놓았다. 저희가 농담을 해도 ‘다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시민덕희’는 오는 1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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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