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정우성이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위해 13년간 기다렸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16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종영을 맞아 배우 정우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드라마로,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판권을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정우성은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택한 이유를 묻자 “13년 전에 원작 드라마를 봤는데,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2부 엔딩에 나오는 거다. 소리 없는 연기를 계속 보다가 2부 엔딩의 내레이션을 들으니 그 소리가 제 가슴에 와서 찔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유의 깊이를 천천히 곱씹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밝힌 그는 “차분히 침묵하면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상실해가고 있을 때여서 그런 개인적인 욕구가 있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당시 제작을 하겠다고 하니 방송국에서 ‘주인공이 소리 없이 16부작까지 연기하면하면 사람들이 안 본다. 3부쯤에서 목소리 트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라고 상황을 전했다.
정우성은 “제안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 이 드라마가 가진 주제가 있는데, 그 시절의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멜로를 한다고 하니 그것만 오케이하고 내용은 다 수정해서 뻔한 길거리 화가와 연극배우를 꿈꾸는 남녀의 사랑 얘기로만 상상하는 거다. 그래서 ‘아직 안되는구나’하고 한번 놨다. 시간이 흘러서 또 제 앞에 이 판권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때도 여기저기 많이 두드렸다. 그러다 몇 년간 준비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사랑한다고 말해줘’ 방송에 앞서 코다(CODA,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의 이야기를 다룬 tvN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이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바 있다. 정우성은 비슷한 시기에 이 같은 드라마가 공개되는 것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만큼 다양한 환경에 살고있는 대상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 아니냐. 그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는 못 했지만, 그런 드라마가 있다는 게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13년전에 내가 ‘목소리를 트여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이런(농인 캐릭터가 나오는)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니 반갑더라”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또 수어 장면에서 음성을 함께 내보는 것이 아닌 자막만 사용하기로 결정하게 된 과정을 묻자 정우성은 “목소리를 담자는 의견은 연출을 통해 잠깐 들었는데, 심각한 의견으로 논의되진 않았다. 어느 순간 의도치 않게 우리 사회에 모든 영상에 자막을 달고 자막으로 상황을 인지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지 않냐. 그렇기때문에 자막으로 전달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줄여도 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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