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시민덕희', 방심했다가 당했다…기대 이상 추적극 (종합)[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4.01.18 2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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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남매를 홀로 키우며 어렵사리 생계를 이어가던 덕희(라미란 분)는 세탁소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다.
은행 대출을 받아 살아가기 위한 방도를 찾으려 했지만,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보내야 한다’는 재민(공명 분)의 보이스피싱 수법에 당해 있던 전재산마저 날린다.

힘 빠진 덕희를 단숨에 알아본 세탁 공장 동료 봉림(염혜란 분)과 숙자(장윤주 분)는 사기당한 덕희의 돈을 되찾기 위해 함께 중국 칭다오행을 결심,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다.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씨제스스튜디오·페이지원필름㈜)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지난 2016년 세 아이들을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했던 40대 여성이 중국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검거하는 데 경찰에 도움을 준 실화를 반영해 극적으로 창작했다. ‘시민덕희’에서 덕희와 재민은 실존인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나머지 인물들은 상상을 기반으로 새롭게 태어난 캐릭터들이다.
‘시민덕희’는 어떻게 보면 식상하게 느껴진다. 지난 2021년 개봉한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김곡),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에서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목숨 같은 돈을 잃은 소재를 다룬 데다, 뉴스에서도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을 자주 접해왔기 때문.
그렇게 방심했지만 기대 이상의 재미와 여운이 있다. 실화 기반 범죄 추적극의 쫄깃함에 라미란과 염혜란 ‘쌍란’ 자매의 코믹 연기가 들어간 드라마라서 여지를 남기지 않고 통쾌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주인공 덕희 역의 라미란을 중심으로 염혜란, 장윤주, 안은진이 펼치는 협업이 전체적으로 큰 힘을 발휘했다.
연출은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5) 조감독 출신으로, 독립영화 ‘1킬로그램’(2015) ‘선희와 슬기’(2019) 등을 연출한 박영주 감독의 상업 장편 데뷔작이다.
1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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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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