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최영준이 외국어 연기 고충을 토로했다.
1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경성크리처'에서 가토 중좌 역을 맡은 배우 최영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의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크리처 스릴러.
작중 가토 중좌 역할로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어 연기를 선보였던 최영준은 "일본어 연기를 했던 친구들 다 고생했다. 저도 일본어를 모르는데 쉽게 접하는 말들이 있지 않나. 발음도 쉽고 해서 얕잡아 봤는데, 일본어가 진짜 어렵더라. 고어가 남아있는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어려운 발음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영준은 일본어를 익히기 위해 tvN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 중에도 꾸준히 일본어 공부를 했다. 그는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 때문에 제주도에 있을때도 화상으로 수업을 들었다. 말을 배웠다고 하긴 그렇고 대사를 소화하기 위한 수업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귀족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아 교토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던 수현은 나진을 물어보는 장면에서 대사량이 많은 탓에 촬영 후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던 바 있다. 욕심은 나는 반면 일본어가 너무 어려워 아쉬움이 남아 눈물이 났다는 것.
이 같은 일화에 최영준은 "저는 울진 않았다"면서도 "6부까지 대본을 받아놓고 제주도에서 화상으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수업 할때였다. 분명 나는 들린대로 말했다 생각했는데 지적을 하니까 지치더라. '너무 미안한데 한바퀴 뛰고 오겠다'고 얘기 하고 30분동안 다른 생각을 하면서 앉아 있다가 다시 수업을 한 적이 있었다. 말이 어렵더라. '외국어로 다시 연기 안해야지' 싶었다"고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3, 4부 촬영 후에 감독님이 일본인 캐릭터들이 한국어 연기도 한다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가토는 안 될것 같다'고 하시더라"라고 실망했던 일화를 밝혀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최영준은 하고싶은 역할에 대해 "그런 건 없다"면서도 "'우리들의 블루스' 같은 옷을 입는게 저한테 맞더라. 분장 시간도 짧고. 가토 연기를 할 때는 세팅 때문에 머리를 감을 때도 아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런 역할이 들어오면 결국 하실거 아니냐"고 묻자 "당연히 해야죠"라며 웃었다.
또 외국어 연기에 대해서는 "'경성크리처'를 촬영하는 중이었는지 후였는지 영화 제안이 하나 들어왔다. 첫 영화였다. '첫 영화인데 해야지' 하고 오케이 했다. 그러고 촬영하는데 영어를 해야하더라. 심지어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걸 보고 '내가 미친놈이구나. 기억상실증 환자도 아니고 알면서 힘든걸 하는구나' 싶었다"고 외국어 연기에 재차 고통받은 경험을 토로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촬영을 잘 마쳤다"며 "(외국어 연기를) 또 하라고 하면 또 할 것"이라고 밝힌 그는 "처음부터 영어 연기가 있는 줄은 알았다. 그런데 사람이 단순하다. 대본에는 초판이라 (영어로)라는 지문으로 돼있고 대사는 한글로 써있으니까, 영어 대사라는 걸 알면서도 거기에 속는 거다. 제가 단순하다. 그래서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제가 영어는 어릴때부터 좋아했다. 영어라는 언어 자체를 좋아해서 영어 연기는 재밌게 했다. 일본어만큼 고생스럽진 않았다"고 덧붙여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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