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빨리 수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E조 1위의 주인공은 마지막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만난다.
어려운 무승부였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 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흐름을 내줬다. 그러더니 전반 38분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에 전반 종료를 눈앞에 두고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한국은 하프타임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동점골을 노렸지만, 좀처럼 결실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날린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승점 1점을 따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바레인전과 달리 경기 다음날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표팀은 현지 시각으로 21일 오전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 모였다.
다만 이기제와 김태환은 제외됐다. 이기제는 어제 경기가 끝난 뒤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을 다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김태환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좋지 않다. 둘은 숙소에 남아 실내에서 회복 중이다.
훈련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휴식 대신 훈련을 택한 이유를 묻자 "리듬과 루틴이라기보다는 순간마다 팀을 위해 어떤 결정이 맞는지 판단하고 있다. 선수들에도 얘기했지만, 전반전 경기력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다. 최대한 빨리 수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오늘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바레인전과 달리 경기 다음날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훈련 루틴의 변화인가?
리듬과 루틴이라기보다는 순간마다 팀을 위해 어떤 결정이 맞는지 판단하고 있다. 선수들에도 얘기했지만, 전반전 경기력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다. 최대한 빨리 수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경기 간격이 충분하기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 이기제나 김태환 등 부상자 소식은 어떤가. 황인범도 교체되면서 절뚝였는데.
황인범은 괜찮다. 크게 문제 없다. 이기제는 근육이 안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늘도 체크해 봐야 한다. 황희찬도 조금씩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고, 최대한 빨리 팀 훈련에 복귀하는 게 목표다. 김진수도 마찬가지다. 둘 다 매일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하길 바란다. 선수들 컨디션이 좋아지는지 매일 체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풀백들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앞으로 스리백이나 이순민 투입 등 계획이 있는지?
많은 옵션을 두고 내부적으로 꾸준히 논의 중이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경고도 상당히 많다. 어떤 변화를 가져갈지 이야기 중이다. 지난 경기에서도 설영우가 후반에 왼쪽으로 이동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태환도 두 경기 다 교체 투입돼 너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 부분도 스리백도 옵션이 될 수 있겠지만, 더 논의해 봐야 한다. 하늘의 뜻도 있지 않겠는가. 누구든지 부상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이 없길 바란다. 하지만 축구의 일부다. 그런 상황에 대비는 하고 있다. 좀 더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
-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최대한 대회 기간 동안만큼은 거리를 두라는 것이다. 당연히 아예 보지 않기는 어렵다. 그래도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 각자 생각과 주관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대한 이 순간을 즐기고, 어떻게 운동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선수일 때는 신문 시대였다. 신문을 사서 읽지 않는 한 많이 볼 일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이런 대회에 큰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사실 많은 의견이 팀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팬심에서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대회 기간에는 그런 소식과 이야기에 조금 거리를 둬야 할 필요가 있다.
- 이강인이 1차전과 달리 지쳐 보였다. 추가로 사우디아라비아 경기를 보러 갈 예정인지?
선수들이 대회를 치르면서 매 경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긴 쉽지 않다. 분명히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최대한 승점을 쌓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다. 지금 상황은 나쁘지 않다. 물론 말레이시아전을 이겨야 한다. 승점 면에서는 좋은 위치에 있다. 당연히 토너먼트 올라가면 다르다. 하지만 대회 초반엔 대회 분위기를 느끼면서 감각을 찾는 게 중요하다. 토너먼트부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선수들도 다른 분위기로 경기에 임하게 될 것이다.
어제 나온 박용우 자책골도 전혀 문제없다. 팀을 위해 노력하다가 안타까운 장면이 나온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기복이 있을 때 훈련에 집중하면서 수정하는 것이다. 팀으로서 얼마나 잘 준비하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지, 팀이 하나가 되는지가 중요하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사우디 경기는 스태프 3명이 직접 관전할 예정이다. 난 호텔에 남아 팀과 함께하려 한다. 선수들과 면담도 하고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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