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시리즈를 두고 제작사와 스태프 사이 갈등이 불거졌다.
25일 오전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약칭 SNL)' 시리즈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SNL' 제작팀 일동은 앞다퉈 공식입장을 냈다. 에이스토리가 전 본부장으로 있던 안상휘 PD와 그가 대표로 있는 쿠팡플레이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에이스토리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딜라이트 측은 "'SNL'을 사실상 강탈당했다"라며 "최근 리부트 시즌4를 마무리했고, 시즌4를 준비하면서 시즌5를 2024년 2월 론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의 섭외까지 진행했었던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공고한 '2024년 에이스토리의 사업계획'에도 'SNL코리아' 시즌5가 명시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와중에 지난해 9월 4일 쿠팡은 예능콘텐츠를 만드는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가 'SNL 코리아'의 진행자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에이스토리 제작2본부장 안상휘씨는 에이스토리에 사직을 통보하고 제작2본부 소속 'SNL 코리아' 제작진 전원에게 집단이직을 종용했다. 안상휘 본부장과 쿠팡의 자회사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SNL' 제작진은 이에 강하게 반박했다. 안상휘 PD 또한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에이스토리는 그간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 왔으며,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직에 대해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저(안상휘)는 그간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 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을 하게됐다"라며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계약기간 종료 이후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 대해 70억원이라는 이적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이직한 전 동료 개개인에게도 수억원에 이르는 민사소송을 진행할것을 엄포하며 괴롭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안상휘 PD는 "'SNL' 제작팀 일동은 제작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창작의 자유를 억누르는 에이스토리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 그리고 공갈에 대해 법적구제 수단을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라고 반박한 상황. 에이스토리는 쿠팡플레이가 오는 2월 'SNL 코리아' 새 시즌을 선보이는 것을 두고 "자사 제작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실정이다.
'SNL 코리아'는 미국 유명 코미디 쇼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의 한국버전이다. 안상휘 PD가 과거 CJ ENM 산하 방송사 tvN 소속의 예능 CP로 'SNL 코리아'를 기획했다. 이후 'SNL'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둔 뒤 그는 시즌 9까지 프로그램을 이끌었고, 2020년 tvN을 퇴사한 뒤 에이스토리로 이적해 쿠팡플레이에서 새롭게 'SNL'를 리부트해 시즌4까지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에이스토리는 판권 수입을 도맡았다.
여전히 'SNL' 시리즈는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예능 시리즈인 상황. 이에 제작사와 제작진 사이 갈등이 'SNL' 시리즈의 존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