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수들이 있는 팀과 좋은 팀은 다르다" 황인범이 되새긴 차두리의 한마디[오!쎈 알와크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26 06: 38

"좋은 선수들이 있기만 한 팀과 좋은 팀은 다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 2무, 승점 5점을 기록하면서 E조 2위로 16강에 올라갔다. 16강 상대는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다. 말레이시아는 1무 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대회 첫 승점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이 겨우 참사를 피했다. 종료 직전 나온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뒀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대한민국 차두리 코치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2024.01.20 /jpnews@osen.co.kr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요르단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후반 대한민국 황인범이 교체되고 있다. 2024.01.20 /jpnews@osen.co.kr

굴욕적인 경기였다. '우승 후보'를 자신하던 한국은 FIFA 랭킹 100계단이 넘게 차이나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쩔쩔 맸다. 예상치 못한 거센 압박에 고전했고, 날카로운 역습에 휘청이며 3골이나 실점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없던 팀이었다.
25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말레이시아 할림의 동점골때 공을 놓친 황인범이 쓰러져 있다. 2024.01.25 / jpnews.osen.co.kr
25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공을 놓치며 동점골 허용한 황인범이 주심에게 황의하고 있다.  2024.01.25 / jpnews.osen.co.kr
선발로 나섰던 황인범(28, 즈베즈다)은 경기 후 "전반에 너무 급하게 하지 말자고 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1득점에 그쳤지만, 잘 풀어나갔다. 후반전에 내 개인적인 실수로 분위기를 내준 것 같다. 경기 후에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라며 "교체 선수들이 본인 역량을 발휘하면서 팀을 위해 희생해줬다. 마지막에 실점을 하긴 했지만,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6강부터 패배는 곧 탈락이다. 황인범은 "이젠 토너먼트다. 이런 작은 실수들이 나오면 짐을 싸서 집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온다. 내부적으로도 더 신경을 써서 더 책임감을 갖자고 얘기했다. 분위기를 단단하게 만드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각자 실수를 계속 생각하면서 처지기보다는 팀적으로 같이 끌어올려 주면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황인범은 후반 7분 수비 지역에서 상대 압박에 공을 뺏기며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땐 충분히 반칙처럼 보였지만, 주심은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 후 불만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나도 반칙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비디오 판독으로 결과가 바뀔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뀌지 않았다.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음부터 더 세밀한 터치를 가져가자고 생각하는 것밖에 없었다. 사실 공개적으로 안 좋은 얘기를 해서 징계를 먹거나 하면 팀의 문제가 된다.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다음 경기부터는 모든 선수들이 완벽하게 실수 없이 경기해야만 목표까지 잘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황인범은 박용우 대신 이재성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는 "나와 용우 형, 재성이 형 모두 각각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다. 오늘은 내가 소위 6번 역할을 맡았다. 파울이든 아니든 나도 실점 장면에서 더 완벽한 터치를 할 수 있었지만, 조그마한 실수가 나왔다. 용우 형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선수들은 누구나 참 힘든 자리인 것 같다. 정말 잘하다가도 실수 한두 개가 나오면 너무 부각되는 자리"라며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동료들을 향한 격려도 곁들였다. 황인범은 "누가 6번 역할로 뛰든 간에 실수했다고 너무 주눅 들어서 본인 경기를 펼치지 못하지 않길 바란다. 동료들도 잘 커버해주고 있다. 다들 능력 좋은 선수들이다. 그래서 지금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것이다. 나부터 이런 실수들로 주눅들지 않고 다음 경기력에 영향이 가지 않게끔 잘 하겠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잘 준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과감한 마무리도 강조했다. 황인범은 "언제나 기회가 있으면 슈팅을 망설이지 말자고 생각한다. 열렸다 싶으면 시도를 하는 편이다. 오늘은 제대로 맞진 않아서 아쉽다. 다음에도 기회가 오면 모든 선수들이 분명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 토너먼트에선 더 자신 있게 과감하게 마무리 짓고 나오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대한민국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01.20 /jpnews@osen.co.kr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차두리 코치가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2024.01.18 / jpnews.osen.co.kr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선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황인범은 "감독님과 코치분들은 급히 사우디아라비아 경기를 보러 가셨다. 차두리 코치께서 좋은 얘기를 해주셨다. '좋은 선수들이 있기만 한 팀과 좋은 팀은 다르다. 특히 이런 대회에서 좋은 팀들은 분위기나 색깔이 정말 분명하다. 누군가 실수가 나왔을 때도 26명의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 한 명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머지 25명이 모두 알고 있는 게 좋은 팀이다. 결국엔 결과를 내는 팀도 그런 팀'이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황인범은 "선수들이 다시 한번 이를 되새겨야 한다. 누가 봐도 정말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지만, 그런 장점을 잘 살리려면 결국엔 모두가 하나로 뭉쳐서 잘해야 한다. 비록 1승 2무가 원했던 결과라고 할 순 없지만, 어쨌든 16강에 진출했다. 이젠 16강, 8강, 4강, 결승이 남아있다. 16강 한 경기부터 모두 하나 돼서 같은 생각으로 잘 준비하겠다. 꼭 좋은 경기력, 좋은 결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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