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기안84는 아티스트였다 [Oh!쎈 레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4.01.31 20: 25

곰팡이 핀 귤로 담금주를 만들고, 마다가스카르 현지인도 놀란 날것 먹방을 펼쳤하지만 잊지 말자, 기안84는 아티스트였다. 
21일 전파를 탄 MBC ‘태어난김에 세계일주3(태계일주3)’에서 기안84, 이시언, 덱스는 빠니보틀의 생일을 맞아 마다가스카르 숙소에서 파티를 준비했다. 이시언은 빠니보틀을 위해 직접 장을 봐서 토마토 스파게티와 팬케이크를 요리했고 덱스는 현지 칼을 좋아하는 빠니보틀에게 전통 칼을 선물했다. 
기안84는 직접 그림을 그려 선물하겠다고 했다. 시장을 뒤져 물감은 샀지만 캔버스를 구하긴 어려웠다. 기안84는 좋은 게 가방 안에 있다며 숙소로 돌아왔고 모론다바 현지인에게 구매한 마다가스카르풍의 천을 꺼내들었다. 아프리카 풍경이 가득한 천 위에 긴꼬리원숭이를 빠니보틀화 한 기안84의 화풍이 덧입혀졌다. 

무려 2시간 동안의 작업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예술 작품 같은 선물을 본 빠니보틀은 “딱 펼치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내가 공짜로 받아도 되나. 선물이 너무 좋았던 동시에 누군가가 제 생일을 이렇게까지 챙겨준 적도 없었다. 우는 거 싫어하는데 살짝 울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실제로 그는 기안84의 그림 선물을 액자에 넣어 간직했다. 기안84는 “그림 그리길 잘했다”면서도 “웃기게 그려서 안 좋아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빠니보틀은 배려심이 있는 것 같다. 너무 좋은 아이다. 되게 착하다. 마음씨가 참 좋다. 그러니까 잘 된 것. 오히려 내가 고맙다”고 화답했다.
시청자들 역시 땡큐였다. 열악한 도구와 환경 속에서 2시간 만에 그려낸 기안84의 솜씨는 기대 이상이었다. 마다가스카르의 마스코트인 긴꼬리여우원숭이에 빠니보틀의 활짝 웃는 모습을 더했고 “꼬리의 색깔이 다채롭지? 앞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이라는 메시지도 담아냈다. 안방에서 감상한 기안84의 작품은 돈 내고 봐야 할 정도였다. 
기안84는 반박불가 최고의 예능인이다. MBC ‘나 혼자 산다’와 ‘태계일주’ 시리즈를 통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2023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차지했다. 유재석, 전현무 등 쟁쟁한 전문 예능인들을 제치고 처음으로 비연예인으로서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의 매력은 자연인보다 더 자연인 같은 내추럴함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는 화장실에서 직접 머리를 자르기도 하고 먹다 남은 음식을 포장해서 볶음밥으로 몽땅 비벼먹곤 했다.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은 뒤엔 쓰레기를 그대로 주머니에 챙겨 가는 소탈함(?)으로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태계일주’ 속 기안84는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현지에 녹아든 날 것 그대로의 여행으로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남미, 인도, 마다가스카를 여행하는데 짐 가방은 하나 뿐이다. 수영한 옷을 그대로 입고 땅바닥에 누워 말리는가 하면 소금 호텔 벽을 긁어 양치질을 하기도 한다.
인도 기차역에선 기차를 기다리다 늦어지자 현지인들처럼 플랫폼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덱스는 입에도 못 대는 인도의 카레 도시락도 기안84는 어찌저찌 먹어치웠다. 마다가스카르에선 작살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회로 먹어 현지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처럼 기안84의 마력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뻗어가고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건 기안84는 천재 아티스트라는 점이다. 예능에서 얼핏 드러나는 기안84의 작품은 공짜 TV로 감상하기 미안할 수준이다. 웹툰 뿐만 아니라 전시회도 종종 열었는데 기대 이상의 예술품들로 보는 이들의 안목을 높였다. 
번개맨을 외치며 마다가스카르 폭우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기안84지만 아티스트 기질은 숨길 수가 없다.   
/comet568@osen.co.kr
[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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