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8강' 클린스만 "승부차기 미리 대비...우린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도하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31 05: 44

"우린 모든 걸 준비했다. 훈련에서 승부차기도 준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한국은 후반전 시작 33초 만에 압둘라 라디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의 극적인 대회 마수걸이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30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열렸다.연장전 대한민국 클린스만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4.01.31 / jpnews.osen.co.kr

30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전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사우디아라비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01.31 / jpnews.osen.co.kr

그리고 1-1로 돌입한 운명의 승부차기. 수문장 조현우가 펄펄 날았다. 그는 상대 3번 키커 사미 알나헤이와 4번 키커 압둘라흐만 가리브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혈투 끝에 8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1992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뒤 언제나 8강 무대는 밟아왔다.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는 투지와 집념으로 희망을 이어가면서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향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게 됐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9월 고맙게도 영국 뉴캐슬에서 사우디와 친선경기를 치렀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사우디는 많이 바뀌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짧은 시간 동안 팀을 많이 발전시켰다. 오늘은 강팀으로 바뀐 사우디를 볼 수 있었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30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추가시간에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은 후 클린스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1.31 / jpnews.osen.co.kr
30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사우디 압둘라 하지 라디프가 선취골을 넣자 대한민국 클린스만 감독이 당황하고 있다. 2024.01.31 / jpnews.osen.co.kr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사우디 기자: 승리 축하한다. 우리를 존중해줘서 고맙다. 쉬지 않고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많이 긴장했나.
지난해 9월 고맙게도 영국 뉴캐슬에서 사우디와 친선경기를 치렀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사우디는 많이 바뀌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짧은 시간 동안 팀을 많이 발전시켰다. 오늘은 강팀으로 바뀐 사우디를 볼 수 있었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전반엔 우리가 느리게 시작했다. 주도권을 잡고도 원하는 플레이를 못했다. 하프타임 때 후반에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했다. 그래서 후반에 좋은 모습이 더 많이 나왔다. 우리도 사우디도 득점 찬스가 많았다. 사우디가 얼마나 강팀이고, 어려운 경기였는지 보여줬다. 승부차기까지 간 긴 하루였다. 우린 모든 걸 준비했다. 훈련에서 승부차기도 준비했다. 조현우가 좋은 선방을 펼쳤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기에 미리 대비했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서 기쁘다. 잘 준비해서 8강에서도 좋은 결과 가져오겠다. 
- 호주는 나흘을 쉬지만, 한국은 이틀만 쉬고 8강을 치러야 한다. 심지어 연장전까지 치렀는데.
더 많은 휴식을 위해 조 1위를 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피하려 조 2위를 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 2위라 이런 스케줄을 받아들여야만 하게 됐다. 일단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53시간(호주와 휴식 시간 차이)은 적은 시간이 아니다. 오늘 승리는 긍정적이다. 팀이 서로를 믿고 더 많은 에너지를 얻게 해줄 수 있다.
오늘 경기를 90분 안에 끝내고 싶었다. 승부차기를 준비하긴 했지만, 가고 싶진 않았다. 빨리 끝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시간을 벌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승리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 호주는 16강에서 인도네시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어려운 이번 대회를 통해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과 함께해서 행복하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굶주린 모습을 매일 보고 있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
- 언제나 목표가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어려운 경기가 많았다.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약속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 축구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약속이라기보다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대회에 임하겠다. 어려움도 많겠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다.
한국은 우승한 지 너무 오래됐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선수들과 팀 능력을 보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해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 팀들이 어떤 축구를 하는지 알게 됐다. 남은 여정도 쉽지 않지만, 원하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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