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맨' 클린스만, '감독 차이' 지적에도..."어떤 도발도 상관없다. 모두 알려달라"[도하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2.01 18: 39

"난 어떤 도발도 상관없다. 모두 알려달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한국은 기적처럼 8강 무대를 밟았다.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31일 대회 16강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누르고 올라왔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의 극적인 대회 마수걸이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조현우가 상대의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조규성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01 / jpnews.osen.co.kr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조규성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01 / jpnews.osen.co.kr

이제 다음 상대는 호주다. 호주는 16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제압했다. 인도네시아의 예상치 못한 압박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른 시간 나온 상대의 자책골과 우월한 높이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9년 만의 리턴 매치다. 한국과 호주는 지난 2015 호주 대회에서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도하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분명히 내일 경기도 기대가 많이 된다. 좋은 팀과 맞대결은 기대되기 마련이다. 호주는 아주 좋은 팀이다.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지난 사우디전처럼 긴장감,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단판 승부는 언제나 그렇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둔 소감.
분명히 내일 경기도 기대가 많이 된다. 좋은 팀과 맞대결은 기대되기 마련이다. 호주는 아주 좋은 팀이기에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지난 사우디전처럼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단판 승부에서는 언제나 그렇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 호주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했는지.
분석했다. 호주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여기서 디테일하게 얘기할 건 아닌 것 같다. 선수들, 코칭 스태프들과 이야기 나누겠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호주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린 이미 사우디와 120분을 싸웠듯이 내일도 혈투가 벌어질 것 같다. 하지만 우린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게 우리 목표다. 내부적으로 잘 소통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
- 사우디전에서 수많은 기회를 만들고도 1골밖에 넣지 못했다.
후반과 연장에 많은 찬스를 만든 건 고무적이다. 조규성이 골을 넣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더 많은 득점을 했으면'하는 아쉬움은 분명 있다. 그래도 득점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건 고무적이다. 내일 경기에서도 많은 찬스를 만들고, 그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호주는 역습도 뛰어나고 세트피스도 위협적이다. 역습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호주는 이번 대회 이전부터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잘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팀과 선수들도 장점이 있다.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경기를 하겠다.
- 휴식일이 호주보다 이틀이나 적었다. 그리고 호주 언론에서 이길 수 있는 이유로 당신의 존재를 뽑으며 도발했는데.
휴식일은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이미 정해진 일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소속팀에서도 짧은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곤 하기 때문에 준비돼 있다. 이게 토너먼트의 매력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많이 굶주렸다. 신경 써서 잘 준비하겠다. 그리고 또 다른 코멘트가 있으면 모두 얘기해달라. 나는 어떤 도발도 상관없다.
- 지난 경기에서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올 수 있는데 어떻게 준비할 건지.
승부차기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많은 감정이 오가는 순간이다.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사우디전을 앞두고도 많은 훈련을 했다. 집중력과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 승부차기에선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지만, 훈련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오늘도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내일도 우리가 90분 안에 경기를 마무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지속적으로 승부차기 훈련을 하면서 잘 준비하겠다. 사우디전에선 훈련한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서 기쁘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조규성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4.02.01 / jpnews.osen.co.kr
- 현역 시절 많은 메이저 대회를 경험한 공격수로서 조규성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규성뿐만 아니라 우리 공격수들에게 언제나 지나간 찬스는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다음 찬스에 어떻게 집중해서 득점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마이클 조던도 자신이 림에 넣은 공보다 넣지 못한 공이 더 많다고 했다. 찬스는 놓칠 수 있다. 다음 찬스를 골로 넣을 수 있도록 얼마나 준비하고 득점하는지가 중요하다. 조규성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오늘처럼 웃는 얼굴일 때 행복하다. 골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고 있지만, 다음 찬스를 살리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
- 통계 매체에서 한국의 승리 확률을 47.3%로 점쳤다. 예상을 깰 자신 있는지.
통계는 누구나 낼 수 있다. 조규성이 자신 있다고 하니 나도 자신 있다.
- 매번 웃으면서 인터뷰하는 게 인상적이다.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올 줄 몰랐다. 호주에선 이러지 않는다. 축구 사랑이 큰 나라에서 감독을 맡는다는 게 부담이 클 것 같다.
너무나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자리다. 능력 있는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선수들과도 얘기하곤 한다. 선수들도 스스로 얼마나 좋은 선수들인지 느끼면 좋겠다. 그 능력을 경기장 위에서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난 대회를 정말 좋아한다. 앞으로도 종이 한 장 차이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모든 팀이 우승할 수 있는 팀이고, 우승하려고 여기까지 온 팀이다. 난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특별한지 느끼길 바란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으면 좋겠다. 트로피를 통해 보답과 행복감을 얻길 바란다.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선수들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만들어 내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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