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우승→한화 수석코치→2군 감독, 100승 레전드 새 도전 "미래 초석 잘 다지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2.02 14: 40

3년 연속 새로운 자리에서 또 다른 임무를 맡았다. 이대진(50) 한화 퓨처스 감독이 독수리 군단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진다. 
현역 선수 시절 해태, KIA에서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도 갖고 있는 명투수 출신 이대진 감독. 선수 은퇴 후 2013년 한화에서 불펜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해 2014~2019년 친정팀 KIA 투수코치를 거쳐 2021년에는 SSG 불펜코치를 맡았다. 2022년 SSG의 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에 일조한 뒤에는 한화로 팀을 옮겼다. 손혁 한화 단장의 부름을 받고 10년 만에 수석코치로 한화에 돌아왔다. 
그동안 전문 분야인 투수 파트만 지도했던 이 감독은 수석코치를 맡아 야수 파트까지 두루두루 살피며 전체적인 시야를 넓혔다. 시즌 시작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함께했지만 5월 중순 사령탑 교체로 퓨처스 팀에 있던 최원호 감독이 새로 선임돼 1년간 2명의 감독을 보좌했다. 

한화 이대진 퓨처스 감독. 2023.08.15 / foto0307@osen.co.kr

한화 이대진 퓨처스 감독. 2023.03.02 /sunday@osen.co.kr

한화는 시즌을 마친 뒤 투수 출신 최원호 감독과 합을 맞출 새 수석코치로 야수 출신 정경배 코치를 영입했고, 이 감독에겐 퓨처스 사령탑이라는 또 다른 중책을 맡겼다. 최 감독과 6개월을 함께하며 야구관을 공유한 이 감독이 퓨처스 팀에서 육성 기조를 이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2월의 첫 날인 지난 1일 서산에서 퓨처스 스프링캠프 지휘로 첫발을 내딛은 이 감독은 “수석코치로 보낸 1년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동안 한쪽 파트만 봤다면 수석코치로 야수 파트까지 폭넓게 보면서 야구관을 넓힐 수 있었다. 야구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부분까지 챙기면서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영역들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과 이대진 수석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03.25 / foto0307@osen.co.kr
한화 최원호 감독과 이대진 수석코치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5.12 /rumi@osen.co.kr
그동안 지도자 커리어의 대부분을 1군에서 보낸 이 감독에겐 퓨처스 팀도 새로운 도전이다. 그는 “그동안 퓨처스 쪽에서도 한번 지도를 해보고 싶었다. 때마침 기회가 주어졌다. 이기기 위한 운영을 하는 1군과 달리 퓨처스는 육성을 기조로 한다. 1군에 비해 퓨처스는 선수들이 많이 어려졌다. 이 선수들의 기술적인 향상에 포커스를 두려고 한다. 각 파트별로 선수의 장단점을 분석해 체력과 기술로 나눠 디테일하게 들어갈 생각이다. 경기에 대한 연습보다 개인 스킬을 늘리는 연습이 주를 이룰 것이다”고 밝혔다. 
코치들에게도 자율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수석코치를 하면서 코치들 사이의 여러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하는 법을 배운 이 감독은 “퓨처스에도 담당 코치들이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서 개입하거나 관여하진 않을 것이다. 코치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어떤 의견이 있으면 전력분석팀과도 상의하고 조율해서 선수에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겐 두 가지를 강조했다. 가장 먼저 기본이다. 이 감독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야구는 물론이고 평소 생활도 마찬가지다. 반복 훈련으로 학습하기 위해선 멘탈뿐만 아니라 컨디셔닝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몸과 정신이 바른 상태를 유지하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한화 이대진 수석코치가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2023.02.24 /jpnews@osen.co.kr
한화 이대진 퓨처스 감독. 2023.08.17 / foto0307@osen.co.kr
이어 이 감독은 “1군과 달리 2군에 있다 보면 선수들이 다운될 수도 있는데 각자 동기 부여를 해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야구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대다수인데 여기서 정말 열심히 하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야구장에 나오는 것부터 즐거워야 한다. 선수들이 궁금한 게 있을 때 편하게 접근하고, 대답을 들을 수 있게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고 말했다. 
미래 자원 육성이 퓨처스 팀의 가장 큰 목적이지만 1군에서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전력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1군에 왼손 불펜 자원이 다소 부족한데 최원호 감독은 2라운드에 뽑은 신인 유망주 조동욱을 1군 캠프에 넣지 않고 이 감독과 퓨처스 스태프에게 맡겼다. 신인 캠프 때부터 조동욱을 지켜본 이 감독은 “볼 던지는 요령, 스트라이크 던지는 능력이 있다”며 “성지훈도 1군에 올라갈 만한 기술적인 장점이 있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은 “1군 성적이 잘 나와야 퓨처스 팀도 같이 빛을 볼 수 있다. 1군에서 어떤 상황이 나오든 뒷받침할 수 있게 퓨처스 팀도 준비를 잘해야 한다. 캠프를 통해 선수들을 더 깊게 보고 파악하겠다. 코치진과 전체적인 선수 평가를 통해 활용법과 기용 순번을 찾겠다”며 “젊은 선수들을 빠르게 성장시켜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잘 다져놓겠다”고 말했다.
한화 퓨처스 팀은 오는 4일 일본으로 출국해 내달 6일까지 고치, 다카마쓰에서 캠프를 갖는다. 퓨처스 팀 주장에 뽑힌 포수 허관회를 비롯해 3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17~19일 자체 청백전을 거쳐 KIA 퓨처스 팀과 4경기, 일본 독립리그 팀과 3경기, 대만 팀과 1경기로 총 8경기 연습경기 일정도 잡아놓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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