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손흥민 울렸던 토트넘 감독,"영웅, 우승하고 돌아와"[민경훈의 줌인]

9년이 흘렀다. 손흥민이 호주와의 경기 직후 눈물을 훔쳤다. 이번엔 패배로 인한 아쉬움이 아니었다. 감격의 눈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120분 접전 끝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소속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리그(EPL) 토트넘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같은 소식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손흥민에 "국가적인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축구 팬이라면, 더욱 의미가 있을 장면이다. 두 사람이 9년 전 상대팀으로 맞붙은 것.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5 아시안컵 결승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호주가 1-2로 승리하고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할 때 호주 대표팀을 이끈 감독이다.

당시 손흥민은 후반 46분 막판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결국 패하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번 아시안컵에선 그는 호주가 아닌 한국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을 향해 "진심으로 끝까지 가길 바란다"며 아시안컵 우승을 바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은 그동안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면서도 "손흥민이 (호주와의 8강전에서) 국가적인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뛰어난 활약에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카타르 아시아컵 대회 8강에서 호주를 2-1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손흥민이 연장 전반 13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대 왼쪽에 꽂아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9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무릎을 꿇었으나 이번 대회에선 호주를 꺾었다. 대표팀의 코치가 된 차두리와 주장 손흥민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 한국은 요르단과 오는 7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겨룬다.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