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화 유니폼 입을 줄 몰랐는데…" 10년 만에 돌아온 강동우 코치, 타자 육성 책임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2.08 13: 50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생각도 못했는데…”
강동우(50) 한화 퓨처스 타격코치는 지난해 TBC(대구방송) 라디오 해설을 맡아 삼성 경기를 전담 중계했다. 하지만 시즌 중이었던 7월 한화로부터 잔류군 야수총괄코치 제안을 받고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2013년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던 강동우 코치에겐 10년 만의 복귀였다. 
“선수 생활 막판을 이곳 서산에서 보냈다. 10년 만에 왔는데 선수들은 완전히 다 바뀌었다”고 세월을 실감한 강 코치는 “선수로 뛸 때 한화에 좋은 기억이 많았다. 다시 코치로 팀에 돌아오니 기분이 남다르다.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기뻐했다. 

한화 강동우 퓨처스 타격코치. /waw@osen.co.kr

한화 선수 시절 강동우 코치. 2011.06.16 / sunday@osen.co.kr

경북고-단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8년 삼성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좌투좌타 외야수 출신 강 코치는 2006~2007년 두산, 2008년 KIA를 거쳐 2009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30대 중반으로 하향세에 있었지만 한화에서 보란듯이 반등했다. 
2009년 1번타자를 맡아 128경기 타율 3할2리(506타수 153안타) 10홈런 48타점 27도루로 부활했다. 2011년에는 133경기 모두 뛰며 타율 2할8푼8리(518타수 149안타) 13홈런 51타점 17도루로 활약했다. 당시 37세로 최고령 전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며 한화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해 한화는 꼴찌 후보였지만 공동 6위로 기대 이상 성적을 냈다. 
한화에서 은퇴한 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두산에서 1~2군 오가며 타격, 주루 파트를 담당했다. 이 기간 두산은 7번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3번의 우승을 했다. 특히 2018년에는 고토 고지 코치와 함께 1군 파격 파트를 맡아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팀 타율(.309) 기록도 만들어냈다. 젊은 야수 성장이 더딘 한화는 강 코치 지도력이 미래 자원 육성에 힘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강 코치는 “두산에서 여러 경험을 하고 공부가 됐다. 많은 분들과 함께했지만 그 중에서도 고토 코치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기술적인 지도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대화를 하며 이끌어가는 코칭법을 배웠다”고 돌아보며 “라디오 해설도 짧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 김대진 캐스터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해설을 통해 현장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이 보였다. 다시 현장에 가면 어떤 부분을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화 선수 시절 강동우 코치. 2009.05.13 /ajyoung@osen.co.kr
두산 시절 강동우 코치. 2021.05.13 / dreamer@osen.co.kr
현장의 부름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지난해 5월 감독 교체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1군에 올라온 한화는 큰 폭의 코치진 보직 변경으로 빈자리가 생겼고, 강 코치에게 기회가 왔다. 최원호 감독이 직접 연락을 해 도움을 청했다. 강 코치는 “시즌 중이고, 해설을 하고 있었지만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팀이 한화라서 좋았다. 연락을 받았을 때 바로 결정했다. 방송국에서도 좋은 일이니 바로 보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후반기부터 잔류군 선수들을 지도한 강 코치는 올해 퓨처스 타격코치로 젊은 타자 육성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충분히 1군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힘이 좋고, 체격도 갖췄는데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는 모습들이 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배트 스피드 향상에 중점을 두고 스윙 훈련을 많이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다만 선수 개개인의 타격폼을 쉽게 건드리지 않는다. 강 코치는 “타격도 트렌드가 계속 바뀌고 있고, 요즘 선수들은 그걸 민감하게 본다. 내가 먼저 트렌드를 알아야 선수들이 다가온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선수가 있으면 그때 폼에 대해 얘기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며 “타격폼은 신중하게 보지만 큰 틀에서 배트 스피드를 올리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야 1군 투수들의 볼 스피드를 따라갈 수 있다. 힘 전달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배트 스피드를 올리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 강동우 퓨처스 타격코치. /한화 이글스 제공
10년 만에 돌아온 한화에서 그만큼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 강 코치는 “한화에 다시 온 뒤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있었다. 한화팬들께 이제는 열심히 하겠다는 말보다 잘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퓨처스 선수들이 언제든 1군에 올라갈 수 있게 기량을 향상시키고,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항상 준비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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