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가 왜 한국에? ML 풀타임 선발 KIA행, ‘NC→삼성’ 외인 조언에 마음 기울었다 [오!쎈 캔버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2.09 10: 40

지금으로부터 불과 3년 전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로 뛰었던 윌 크로우(30)는 왜 미국 잔류가 아닌 KBO리그행을 택한 것일까. 
크로우는 지난달 초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KIA 타이거즈와 계약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4경기를 뛴 크로우는 2024시즌 KIA의 에이스를 맡아 선발 로테이션을 이끈다.
크로우는 지난 2020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지난해까지 4시즌 통산 94경기(선발 29경기) 10승 21패 평균자책점 5.30(210⅔이닝 125자책)을 기록했다. 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풀타임 선발을 맡아 26경기(선발 25경기)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116⅔이닝 71자책)을 남겼고, 2022시즌 불펜으로 변신해 60경기(선발 1경기) 6승 10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KIA 새 외인 투수 윌 크로우가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있다. 2024.02.06 / soul1014@osen.co.kr

KIA 타이거즈가 7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KIA 새 외인투수 윌 크로우가 역투하고 있다.   2024.02.06 / soul1014@osen.co.kr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을 당하며 메이저리그 5경기, 마이너리그 트리플A 14경기 출전에 그친 크로우. 그럼에도 그의 KBO리그행은 KIA를 제외한 9개 구단과 많은 야구계 전문가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불과 2022년까지 메이저리그 주전 선수였던 선수가 30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낯선 아시아 무대를 택했기 때문이다.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크로우는 “오프시즌 에이전트를 통해 KIA의 영입 제안이 왔다”라며 “KIA가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과 내가 항상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잘 맞아떨어져서 타이거즈를 선택하게 됐다”라고 KIA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KIA 타이거즈가 7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KIA 윌 크로우가 불펜 투구 이후 김태군 포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2.06 / soul1014@osen.co.kr
삼성 시절 테일러 와이드너 / OSEN DB
크로우의 KBO리그행 뒤에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절친’ 테일러 와이드너의 조언도 있었다. 크로우는 “친구들이 KBO리그에서 많이 뛰었는데 그 가운데 와이드너가 리그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라며 “지난 시즌 새벽 4시 정도에 시간을 맞춰서 KBO리그 경기를 보기도 했는데 KBO리그 팬들과 문화에 많은 흥미를 느꼈다”라고 말했다. 
크로우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출신답게 낯선 환경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뽐내고 있다. 국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걸고 장난을 치는 건 기본이고, 어린 선수들의 투구와 훈련 방식을 지켜본 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을 건넨다. 빠른 리그 적응을 위해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크로우는 “스프링캠프가 생각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 속에서 한국인 팀원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한다”라며 “한국에 오기 전부터 타자를 세워놓고 투구 많이 해봤다. 어깨를 비롯해 컨디션은 괜찮다. 앞으로 불펜피칭을 통해 투구수를 늘리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가 6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코칭스태프 19명, 선수 47명 등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이번 캠프에는 2024년 신인 조대현과 김민주 또한 합류했다.훈련 마친 KIA 제임스 네일과 윌 크로우가 동료들의 훈련을 보며 미소 짓고 있다.   2024.02.06 / soul1014@osen.co.kr
스프링캠프에서 친해진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제임스 네일과 가장 친하고 한국인 중에는 정해영, 김태군과 가장 친하다”라며 “투수조 훈련 때 정해영이 살갑게 먼저 다가와 준다. 포수와 투수가 합을 맞출 때는 김태군이 따뜻하게 챙겨준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이 안 챙겨준다는 건 아니다. 특히 잘 챙겨주는 선수가 정해영, 김태군이다”라고 답했다. 
크로우는 올 시즌 KBO리그에 새롭게 도입되는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 피치클락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피치클락은 메이저리그, ABS는 마이너리그에서 경험했다. 이 또한 야구 경기의 일부분이다”라며 “개인적인 의견을 굳이 말하자면 변화가 달갑지는 않지만 적응해야하고, 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바라봤다. 
KIA 타이거즈가 7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KIA 크로우가 정해영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2024.02.06 / soul1014@osen.co.kr
크로우는 KIA의 12번째 우승을 KBO리그 첫 시즌 목표로 설정했다. 벌써부터 네일과 함께 KIA의 외인 잔혹사를 끊고 리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역 빅리거로 구성된 크로우-네일 원투펀치는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로우는 “네일과 함께 리그 최강 원투펀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영광이다. 이제 우리가 최고의 듀오라는 걸 증명할 일만 남았다”라며 “KIA에 12번째 우승을 가져다주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 아울러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배우면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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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7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KIA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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