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백일섭 딸 "TV서는 순둥이 아빠, 얄미웠다" [어저께TV]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4.02.15 06: 54

‘아빠하고 나하고’ 백일섭이 7년 동안 절연했던 딸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머릿 속에 간직하고 싶을 정도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자신을 ‘나쁜 아빠’로 기억하는 딸에게 서운하기도 한 백일섭의 속내도 공개됐다.
지난 14일 오후에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백일섭의 딸 백지은이 남편, 자녀들과 함께 아빠의 집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설 명절을 앞두고 혼자 있는 백일섭을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절연 후 처음이었다.
이날 백일섭은 딸과 사위, 손주들이 찾아오길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백일섭은 딸을 먹이기 위해 직접 시장에 가서 갈비찜 재료를 구매했고, 12시간 동안 고기 핏물을 빼며 직접 요리에 나섰다. 백지은은 아빠가 직접 요리를 했다는 말에 놀라기도 했다.

백일섭은 딸 부부가 방문하자 환하게 웃으며 반겼다. 백지은은 아빠가 사준 코트를 입고 있었고, 이를 알아차린 백일섭도 기뻐했다. 처음으로 아빠의 집에 방문한 백지은은 주방 이곳 저곳을 살피며 “학생 자취방처럼 뭔가 어설펐다”라고 안타까워했고, “갈비찜을 밤새 하셨다고 수척한 얼굴로 한솥 해놓으셨더라. 엄청 열심히 하신 흔적이 남아 있었다. 너무 신기하고 절대 상상도 못했다”라면서 내심 기쁜 내색을 했다.
7년 동안 절연하고 만나지 않았던 이들은 명절을 함께 보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특히 손주들과 함께 하는 것 역시 특별했다. 백일섭은 손주들의 세배를 받고 즐거워했고, 백지은도 남편과 함께 아빠에게 세배를 올린 후 용돈을 드렸다. 처음드리는 용돈이었다.
백일섭은 딸의 용돈을 받으며 기뻐했다. 사용하지 않고 집에 보관하겠다고도 말했다. 백지은은 그런 아빠를 보면서 “아빠한텐 처음이시잖아요. 부모님한테 진작 그렇게 하는 게 맞는데 조금 늦었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열심히 벌어서 용돈드려야겠다 생각을 해봤다”라고 말했다.
백지은은 아빠가 직접 만든 갈비찜을 맛 보며 간을 맞췄고, 백일섭은 혹시라도 딸의 입맛에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딸에게 갈비찜 마무리를 맡긴 후에도 쉬지 못하고 여러 차례 주방을 오가기도 했다. 그리고 백지은은 아빠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만두 메뉴를 선정했고, 아이들과 함께 앉아서 만두를 빚었다. 백일섭도 동참했다.
백지은은 “그냥 좋았다. 머릿 속에 저장해 놓고 싶은 장면. 옛날에는 집안일 같은 거 전혀 안 하는 가부장적인 아빠의 모습이었다면, 아빠에게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 벽 같은 게 약간은 허물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빠의 모습이 그게 다는 아니구나. 내가 보려하지 않은 걸 수도 있겠다. 이런 모습도 아빠의 모습이니까. 다가갈 수 없거나 그런 게 있었다면 조금은 편하게 대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백일섭의 갈비찜, 백지은의 만두로 식사를 마친 이들은 손주들을 위해서 할아버지의 예전 모습들을 보여줬다. 그동안 백일섭이 출연했던 작품들을 함께 본 것. 백지은은 포근한 아버지 역할을 주로 해왔던 백일섭을 보면서 “여기서는 순둥이네”라는 말을 내뱉었다.
백지은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빠 작품을)거의 없고 따로 본 적도 별로 없다. 그냥 안 보게 되더라. 다 너무 순둥이 같은 아빠로 나오셨다. 집에서는 너무 다른데, TV에 나가서는 저렇게 자상하게 하니까 좀 얄밉다? 어린 마음에 그런 너무 다른 모습이 싫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백일섭을 스튜디오에서 딸의 인터뷰를 보면서 “저렇게 골이 쌓였으니 말이야…”라면서 안타까워했다.
또 백지은은 백일섭의 작품을 보던 중 “딸에 대한 사랑을 보이는 장면이 나오더라. 유일하게 즐거웠던 것 기억 중 하나가 술 드시고 오셔서 용돈 주시는 거였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술 드시고 기분이 좋은 날엔 저도 기분이 좋은 거다. 오늘은 안전하구나. 그런 기억이 났다”라고 털어놨다. 백일섭은 “기분이 안 좋다. 딸 눈에는 내가 나쁘게만 보였던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백일섭은 딸과 7년 만에 함께 명절을 보내고 직접 요리를 해주며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딸의 인터뷰에는 내심 섭섭해했다. 딸이 기억하는 자신의 모습이 ‘나쁜 아빠’였기 때문. 딸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노력하는 백일섭은 딸 가족과의 시간으로 “어느 순간보다 즐겁고 행복했다. 살아 있는 의미를 느낀 것 같다”라면서도 풀리지 않은 딸의 마음을 신경 썼다. 백일섭을 딸과의 대화를 통해서 쌓인 감정들을 풀겠다고 말하며,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seon@osen.co.kr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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