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그룹의 기세가 남다르다. 마치 지난날의 ‘엑방원’(엑소, 방탄, 워너원) 시대가 막 이름을 알렸을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본격적인 5세대 남자 아이돌의 시대가 열렸다. 앞서 쓰리즈(더보이즈,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라고 불리는 선배 남자 아이돌 그룹이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특색있는 비트를 중심으로 거칠지만 개성넘치는 음악을 주로 발매해 인기를 끌었다면, 5세대 남자 아이돌은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그대로 갖고 가면서도 청량미를 살렸다.
먼저 제로베이스원은 대규모 아이돌 서바이벌 Mnet ‘보이즈 플래닛’에서 뽑힌 멤버들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기에 더 잘 표현할 수있는 청춘의 불안과 그렇기에 더 찬란한 현재의 모습을 앨범에 그대로 담아냈다. ‘유스 인 더 셰이드’에서는 청춘의 아름다움과 멤버들의 꿈을 담았고, ‘멜팅 포인트’에서는 더욱 단단해진 멤버들의 자신감을 표현했다.
SM 역시 그룹 라이즈를 통해 성공정인 SM 3.0 개막을 알렸고, 라이즈 역시 전통적인 SM 특유 팬덤형→대중성 흥행 방식을 따라가기보다 이지리스닝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여기에 탄탄한 팬덤이 지지해주는 방식으로 스타일이 조금 변화했다.
‘Memories’(메모리즈), ’Get A Guitar’(겟 어 기타), ‘Talk Sexy’(톡 섹시)로 이어지는 컨셉 변화도 눈길을 끌었지만, 라이즈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각인시킨 ‘Love 119’가 리스너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밴드 이지가 2005년 발표한 ‘응급실’은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원조 ‘쾌걸춘향’의 OST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노래방 인기 차트에도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Love 119’의 시작은 이지의 보컬 오진성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았으며, 이후 비트가 빠르게 변화되면서 라이즈의 매력을 담았다.
‘세븐틴 동생그룹’ 투어스도 다르지 않다. 투어스가 지난달 발매한 데뷔 앨범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공개 일주일 만에 멜론 일간 차트 100위권 진입에 성공했고, 최근 마케팅 요소로 빠질 수 없는 숏폼에서 자주 사용되며 빠르게 그룹의 이름을 알렸다.
세 그룹의 특징은 이지 리스닝을 기반으로 음원 시장에서도 충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물론 당장 몇곡의 성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동안 대중에게 각인된 몇몇의 그룹을 제외하면 남자 아이돌이 음원 차트에서 순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쉽게 보지 못했던 경우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투어스가 제2의 엑방원이 되지 않을까 추측하는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외에도 최근 남자 아이돌의 경우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 곡을 발매하고, 이후 숏폼 챌린지 등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뒤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남자 아이돌은 음반만 잘 팔지, 음원은 약해요’도 이들 앞에서는 옛말이 됐다. 이들이 신인그룹으로서 반짝 인기를 끄는 것일지, 아니면 이대로 승승장구해 ‘EBS’ 선배들처럼 한 시대를 풍미하는 5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으로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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