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거짓말.. 클린스만 "농담한 것이.." VS 정몽규 "프로세스 대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4.02.19 13: 40

위르겐 클린스만(60) 전 감독과 정몽규(62) 회장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다 지난 16일 1년 만에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부터 직접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고백해 관심을 모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한창이던 지난달 21일 독일 '슈피겔'이 공개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 아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다소 우연이 겹치면서 한국 대표팀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1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며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의결과 발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회의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사진]OSEN DB.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9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09 / dreamer@osen.co.kr

클린스만 전 감독은 아들이 2017년 한국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부터 정 회장과 알고 지냈다. 그러다 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이 때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인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에게 "감독을 찾고 있냐"고 농담조로 물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당시 한국은 브라질과 16강전서 1-4로 패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임원진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비롯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클린스만 전 감독에 따르면 다음날 둘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에게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몇 주 후 정 회장이 실제 연락해 관심을 보였다.
결국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 회장에게 건넨 농담이 단초가 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정 회장이 직접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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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앞선 15일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 이런 자리가 정말 좋고 소중하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정 회장의 설명은 달랐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전임 벤투 감독 때와 같이 똑같은 프로세스를 밟았다"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후보를 좁힌 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최종적으로 정했고 인터뷰했다"면서 "1~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9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09 / dreamer@osen.co.kr
클린스만 전 감독은 계속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 클린스만 전 감독이 서울 용산역 인근 호텔에 거주했고 정 회장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용산역에 있어 가능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관리, 감독해야 할 클린스만 전 감독이 '마이웨이'식 각종 논란을 태만하게 방관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설명될 수 있다. 정 회장이 클린스만 전 감독의 든든한 뒷배경이 됐고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를 십분 활용한 셈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4.02.04 / jpnews.osen.co.kr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과 3년 계약을 맺었다. 경질되면서 엄청난 위약금을 받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변호사와 상의해 봐야 한다. 금전적인 부담이 생기면 내가 회장으로서 재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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