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에 왔으면 좋았을 텐데…" 류현진 한화 복귀, 김하성은 왜 아쉬워 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2.20 19: 00

“우리 팀에 왔으면 좋았을 텐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의 KBO리그 복귀가 확정됐다. KBO리그 ‘친정팀’ 한화 이글스 복귀가 급물살을 타면서 2013년부터 시작된 11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한다. 류현진과 물밑에서 꾸준히 접촉해온 한화는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로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해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4년 FA 계약이 종료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를 우선으로 FA 시장 상황을 지켜봤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지난해 11월 단장회의 때만 해도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내년에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던질 것이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해를 넘겨 1월이 지난 뒤에도 새 팀을 찾지 못했다. 

류현진이 한화 선수들의 시선을 받으며 불펜 피칭을 펼치고 있다. 2022.02.14 / dreamer@osen.co.kr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김하성이 한국시리즈 5차전 사전 행사를 함께 하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류현진의 연평균 1000만 달러 조건을 충족시킬 만한 팀이 나오지 않았다. 가장 최근까지 접촉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류현진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몇 년간 고액 장기 계약을 남발하면서 페이롤에 유동성이 부족했고, 지역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 파산 문제로 주요 수입원이 막혔다. 
긴축 재정으로 기조가 바뀐 샌디에이고는 블레이크 스넬(FA),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 조쉬 헤이더(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내부 FA 투수들을 잡지 않았다. 외야수 후안 소토, 트렌트 그리샴(이상 뉴욕 양키스)도 트레이드로 보내며 군살 빼기에 들어갔다. 
올해 페이롤을 1억9000만 달러 아래로 맞춘 샌디에이고는 현재 쓸 수 있는 금액이 2000만 달러 수준이다. 선발투수와 외야수가 각각 1~2명씩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류현진에게 1000만 달러를 쓰기엔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샌디에이이고와의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고, 류현진은 국내 복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치르고 있는 샌디에이고 캠프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2024.02.17 /sunday@osen.co.kr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2023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디에이고 고우석이 김하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02.12 /sunday@osen.co.kr
훈련 전 클럽하우스에서 한국 취재진을 본 김하성(28)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먼저 취재진에게 류현진 이야기를 꺼낸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직 1~2년은 더 하실 수 있는데…”라고 아쉬워하며 “우리 팀에 왔으면 (고)우석이에게 특히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서 4년쨰 보내고 있는 김하성 입장에선 팀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샌디에이고는 1~3선발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킹은 안정적이지만 4~5선발이 불안하다. 소토 트레이드로 킹과 함께 양키스에서 받아온 랜디 바스케스, 조니 브리토가 4~5선발 유력 후보군이지만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다. 또 다른 선발 자원으로 페드로 아빌라, 맷 월드론, 드류 소픝, 하이로 아이리아테, 제이 그룸, 글렌 오토가 있지만 계산이 서는 투수들은 아니다. 
류현진을 영입했다면 샌디에이고의 4선발 문제는 해결됐을 것이다. 5선발 한 자리야 여러 투수들로 돌려 막을 수 있지만 두 자리가 불확실한 것은 장기 레이스에 큰 불안 요소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2023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24.02.13 /sunday@osen.co.kr
토론토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2.05.27 /dreamer@osen.co.kr
만약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에 왔다면 같은 한국인 선수로 올해 새로 합류한 투수 고우석에게도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김하성도 곁에서 고우석의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포지션이 달라 훈련 때 같이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고우석은 “류현진 선배님이 우리 팀에 올 수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한국에 가신다는 얘기가 나오더라. 왔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인 빅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날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캠프에서 류현진 관련 소식에 “선배님 결정이시니까 어떤 결정을 하든 응원한다. 선배님이 심사숙고하신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선배님과 한국에서도 대결한 적이 없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 샌디에이고에 류현진이 왔더라면 이정후와 수차례 투타 맞대결을 벌였을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로 돌아가면서 샌디에이고 한국인 삼총사도, 이정후와 맞대결도 모두 이뤄지지 않는 시나리오가 됐다.
토론토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2.05.27 /dreamer@osen.co.kr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라이브 BP를 하고 있다. 2024.02.20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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