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국민 참견 재판’ 김솔마로 PD가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판사의 마음을 공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국민 참견재판’ 김정욱, 김솔마로 PD는 첫 방송을 앞두고 OSEN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SBS ‘국민 참견 재판’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뉴스 속 사건을 국민 대표 배심원들이 다시 되짚어보고 속 시원한 논쟁을 통해 현재 국민의 법 감정에 맞춰 새롭게 판결을 내보는 신규 법정 예능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대표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Y’의 황채영 작가와 ‘집사부일체’를 이끈 김정욱 PD, 김솔마로 PD가 의기투합, 시사교양과 예능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국민 대표 배심원으로 서장훈, 한혜진, 이상윤, 타일러가 합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특히 첫 재판 주제는 최근 여러 사건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심신미약’, 두번째 주제는 ‘정당방위’다. 이제 막 예고편이 나간 상황이지만, SBS가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투표에도 높은 참여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제작진들이 생각하기에 프로그램이 흥행할 경우, 대중에게 어떤 영향이 갈까.
김정욱 피디는 “첫 회 주제가 심신미약인데, 일반 대중들은 심신미약하면 무조건 싫을 거다. 너무 안좋은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다 심신미약을 주장하니까, 그래서 되게 극단적으로 심신미약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또 어느정도는 심신미약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도 있을 거다. 그래서 되게 법적으로만 심신미약을 해석해서 적용하는 어떤 법조인이나 사람들이 있다면 서로 생각을 보고 그 중간 지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김솔마로 피디 역시 “변호사 친구한테 이 사건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변호사 친구들은 ‘왜 사법부에 뭐라고 하냐. 입법부에서 해결해야지’라고 하더라. 국민의 공분이 있는 지점이 확실히 있는데, 그걸 이제 모두가 개선해보자는 방향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만 분출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려면 그냥 판결의 문제라기보다 되게 제도적인 문제도 같이 개선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기사 댓글에는 판사의 성향을 판단해 선고를 해석하는 이들도 늘었다. ‘국참재’ 방송을 통해 판결을 내리는 판사의 성향을 더 알아보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자, 김정욱 피디는 “그래서 더 이제 ‘국민 참여 재판’을 기반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단 한 사람의 어떤 가치관이나 결정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통해서 합의를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판결에 대해 감정적인 리액션이 많은데, 공분을 달랠 수 있는 사이다 측면도 있다.또 ‘분노할 일은 아니었네’라는 부분도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 광장같은 역할이 됐으면 좋겠다. 감정적 상황이 많이 개선돼 극단적 이성과 극단적 감정이 융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두 피디들은 어느 출연진의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했을까. 김정욱 피디는 “첫번째 사건에서도 한혜진 씨와 서장훈 씨의 시선이 너무 다르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한혜진 이야기에 100% 공감할 거고, 솔로이신 분들은 서장훈 씨 의견에 공감할 거다. 나와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보통 많이 공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김솔마로 피디도 “저도 처음에는 한혜진 씨 이야기에 100% 동의한다였다가 쟁점이 바뀌면서 이 시점에서는 저 사람 의견이 맞다로 접근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장이 바뀌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바뀐 게 있을까. 김솔마로 피디는 “저도 정욱 선배랑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전에는 법에 관심있는 피디가 아니었다. 판례 속에 묻혀서 자료조사를 하다보니까 처음에는 ‘이 판결이 왜 이렇게 났어?’라고 감정적인 걸로 시작하다가, 판결문을 읽다보면 이 판결이 왜 이렇게 났는지 이해가 된다 정도로 마음이 움직이더라 판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막연하게 욕만 하다가, 이렇게 판결을 내리는 데 이유가 있더라”며 오히려 판사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제작진은 ‘국민 참견 재판’과 다른 법 프로그램의 차별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정욱 피디는 “우리 프로그램은 좀 더 참여적인 프로그램 같다.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많았지만, 저희는 그 재밌는 사건을 보고 나의 생각도 한번 해볼 수 있는 그런 시청자 참여적이고, 약간 호흡이 있는 프로그램이라 더 재밌게 봐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솔마로 피디 역시 “사건이 워낙 재밌는 사건이고, 재밌게 보시다가 나중에는 법률적인 지식을 얻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어제 국참재 봤는데 그런 사건도 있었어, 어떻게 생각해?’라며 논쟁적인 부분이나 인정해야 하는 부분 등 다양한 시각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욱 피디는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얻어갈 게 많은 프로그램이다. 평소 하는 생각이 요즘 시청자들은 정보면 정보, 웃음이면 웃음 명확할 때만 보더라. 우리 프로그램은 명확하게 얻어갈 게 많은 프로그램”이라고 어필했고, 김솔마로 피디는 “가장 일상적인 곳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재판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시청자분들도 편안한 장소에서 치열하게 토론해주셨으면 좋겠다. 녹화하면서 감독님이 혼잣말로 ‘저건 좀 아니지 않나’ 말하는 걸 봤다.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SBS 파일럿 예능 ‘국민 참견 재판’은 22일(목)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cykim@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