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택한 남자들 [Oh!쎈 레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4.02.29 09: 59

 가수들이 새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타이틀곡 못지않게 힘을 주는 것은 바로 뮤직비디오다. 최소 몇 천 만원부터 수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드라마, 영화에 버금가는 제작비를 들여서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이에 뮤직비디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미장센들의 향연이 아닌, 캐릭터와 서사를 넣음으로써 한 편의 작품으로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뮤직비디오의 다양성을 수용해 온 분위기가 현재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수들 가운데 아이유의 뮤직비디오가 돋보이는 이유는 예상치 못한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이다.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된 파워 배우들의 출연으로 앨범 발매 전부터 화제성을 높이며, 출연 성사 사연은 가수 겸 배우로서 아이유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윤석, 경계 허문 시도
먼저 배우 김윤석은 2021년 3월 발매한 아이유의 ‘코인’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영화 ‘타짜’(2006) 속 아귀 캐릭터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그는 카지노를 찾은 도박자로 분해 아이유와 한 판 노름을 벌였다.
‘코인’은 게임장을 연상시키는 샘플 사운드를 시작으로 펑키한 그루브 밴드 사운드 트랙과 아이유의 랩이 만나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를 만든 노래였다.
시대극, 스릴러, 범죄 액션,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온 김윤석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뮤직비디오에서도 과시했다. 배우에게도 뮤직비디오 출연은 ‘이걸 어떻게 해?’라는 스스로의 편견을 허물며 끝을 단정지을 수 없는 한계 없는 시도이기도 했다.
※뷔, 입대 전까지 열일
방탄소년단 멤버 뷔(본명 김태형)는 올해 2월 발매한 ‘Love wins all’(2024)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입대 전까지 열일을 하고 떠난 것.
‘Love wins all’은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뷔와 아이유는 각각 시각장애인, 언어장애인으로 분해 연인으로 호흡했다. 장애우들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느끼고 표현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선입견과 편견에 맞섰다.
‘ ‘Love wins all’은 미니멀하고 빈티지한 피아노 인트로로 운을 띄워 맥시멈한 아웃트로에 이르기까지 기승전결이 확실한 발라드 곡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투하듯 휘몰아치는 보컬과 화려한 심포니를 연상시키는 악기 구성이 감정을 끌어올린다.
※박정민, 인연 없지만 직접 섭외
박정민은 故 김광석 22주기 헌정을 위해 아이유가 2017년 부른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해당 MV은 2018년 1월 6일에 공개됐던 바.
사실 아이유는 박정민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해당 뮤직비디오의 연출을 맡은 이래경 감독이 박정민의 ‘찐팬’이어서, 아이유가 그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직접 섭외를 했다고 한다.
박정민도 평소 아이유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이었기에 두 사람의 MV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이제 막 알게 된 사랑하는 연인으로 분했다.
※이현우, 동갑내기 우정
아이유와 93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이현우는 2011년 11월 발매한 아이유의 ‘너랑 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이후에도 여전히 친구로 지내며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너랑 나’는 한 남자를 짝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귀엽게 표현한 가사가 돋보인다. 10대의 마지막 순간에서 20대의 시작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유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 환상을 녹여낸 것.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이유가 이현우를 좋아하지만 쉽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과정을 그려 보는 이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13년이 지난 현재 두 사람의 앳된 얼굴이 눈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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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아이유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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