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29)의 복귀로 ‘완전체’가 된 KT도 고민이 있다. 외국선수 마이클 에릭이다.
수원 KT는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서울 삼성을 106-86으로 이겼다. 29승 13패의 KT는 3위 SK(26승 17패)와 격차를 3.5경기로 벌려 4강 직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T는 득점선두 패리스 배스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 배스는 경기당 32분 27초를 뛰면서 25.5점을 넣어 전체 1위다. 3점슛 비중이 높으면서도 야투율이 48.9%로 수준급이다. 10.8리바운드, 4.6어시스트까지 더한 배스는 ‘한국판 케빈 듀란트’로 활약해주고 있다.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온 에릭은 다소 아쉽다. 배스에 밀려 서브로 전락한 에릭은 경기당 7분 49초를 뛰면서 3.8점, 3.2리바운드다. 주로 상대팀에 외국센터가 있을 때 수비용으로 잠깐 쓴다. 공격에서는 배스의 부담을 전혀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KT가 과연 에릭으로 우승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에릭 교체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배스에게 너무 올인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KT전에서 배스가 발목을 다치면서 에릭이 평소보다 만은 10분 36초를 뛰었다. 공교롭게 에릭이 코피 코번을 막을 때 20점까지 벌어졌던 점수차가 9점까지 좁혀졌다. 코번은 30점을 올렸다.
에릭에 대해 송영진 감독은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다. 누구보다 내가 제일 답답하다. 어떤 선수가 와야 우리 팀에 시너지가 될지 면밀하게 체크하고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본인도 주변에서 들어서 (교체가능성을) 알 것”이라며 에릭 교체 가능성을 남겨뒀다.
하지만 막상 에릭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농구계 관계자는 “배스만큼 잘하는 선수가 와도 고민이다. 배스의 출전시간을 나눠줘야 하기 때문이다. 배스가 워낙 체력이 좋고 출전시간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외국선수끼리 불화도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에릭은 배스와 사이가 좋고 적은 출전시간에도 전혀 불만이 없다고. 팀 분위기와 한국 적응도를 생각하면 KT가 에릭으로 시즌 끝까지 갈 가능성도 높다.
허훈은 에릭에 대해 “당연히 선수들도 에릭보다 배스에게 기대는 편이다. 워낙 잘하니까. 에릭이 몸값을 못한다는 말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허훈은 “에릭이 팀 내적으로 에너지와 경험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에릭이 한 선수마다 와서 매일 근황도 물어본다. 다치면 제일 먼저 걱정해준다. 한팀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에릭도 시간만 준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걱정 안한다”고 자신했다.
결국 KT는 에이스 배스를 중심으로 대권에 도전한다. 에릭이 보조자로서 적어도 수비에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