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상' 황희찬, 클린스만호에서 무슨 일이..."정말 실망했다" 감독 지적까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01 13: 21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대표팀을 다녀온 뒤 몸 상태에 큰 문제를 겪고 있었다.
울버햄튼은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16강전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1-0으로 꺾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터진 마리오 르미나의 선제골이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그는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낸 공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은 남은 시간 동안 브라이튼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제 울버햄튼의 다음 상대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코번트리 시티다. 울버햄튼은 17일 코번트리를 홈으로 불러들여 준결승 진출 티켓을 걸고 맞붙는다.
하지만 대형 악재가 터졌다. 팀 내 최다 득점자 황희찬이 부상으로 쓰러진 것. 그는 후반 9분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호소했고, 다리를 절뚝이며 페드로 네투와 교체됐다. 부상 전력이 많은 햄스트링 부위이기에 더욱 우려가 크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그는 올 시즌 중앙 공격수로 변신한 뒤 리그에서만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갱신 중이다. 안 그래도 마테우스 쿠냐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기에 황희찬까지 빠진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경기 후 오닐 감독은 "주말에 경기(뉴캐슬전)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차니(황희찬의 애칭)가 실망스럽다. 그는 햄스트링에 무언가 느꼈다. 페드로 네투나 마테우스 쿠냐처럼 큰 일은 아니다. 작은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오는 3일 열리는 뉴캐슬과 프리미어리그 경기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햄스트링은 황희찬이 커리어 내내 다쳤던 부위이기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오닐 감독은 "차니가 햄스트링 통증을 느꼈기 때문에 팀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우리처럼 작은 스쿼드 팀에서, 특히 공격진에서는 재앙과 같은 일"이라며 "만약 그가 주말에 출전한다면 아주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희찬까지 잃은 오닐 감독은 공격진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래서 나는 최소한 며칠은 '누가 전방에서 뛰는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9번 공격수 수수께끼도 마찬가지"라며 애써 농담을 던졌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도 황희찬에게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4년을 시작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축구대표팀에 차출됐고, 지난달 초에야 울버햄튼으로 복귀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몸 상태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차니가 최근 훈련에서 아시안컵에 다녀오기 전보다 훨씬 더 힘들어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우리는 정말 실망했다"라며 "그의 체력 수준(fitness level)은 아마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닐 감독은 "이번 경기를 통해 그의 체력 수준을 도우려 했다. 그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려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부상을 입고 말았다"라며 "(부상 이탈 기간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길 바란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황희찬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전지훈련을 진행하던 도중 엉덩이 근육을 다쳤다. 그는 한동안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한 채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야 교체 투입되며 복귀할 수 있었다.
이후 황희찬은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후반에 들어와 측면을 휘저었고, 호주와 8강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귀중한 페널티킥 동점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구했고, 연장전에서도 좋은 위치 프리킥을 얻어내며 손흥민의 결승골을 도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무리한 복귀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희찬은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나 두 다리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뛰었고, 계속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제는 소속팀 사령탑이 직접적으로 실망감을 표할 정도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더욱 우려가 커졌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열흘 이상 자리를 비울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안 그래도 쿠냐가 심각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기에 황희찬의 공백이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도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햄스트링을 움켜쥐고 있었다. 언제나 매우 걱정스러운 광경이다. 그는 이미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몇 번이나 햄스트링을 다쳤다"라고 전했다.
또한 오닐 감독의 선수 관리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매체는 "분명 황희찬의 날이 아니었고, 확실히 걱정이 된다. 그는 햄스트링 부상 전력이 있다. 울버햄튼은 몇 주 동안 그를 방관한 느낌이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번엔 너무 심각한 일이 아니길 바란다. 하지만 얼마나 되든 간에 황희찬을 잃는 건 분명히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그는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라고 덧붙였다.
왓포드에서 활약했던 트로이 디니도 '스카이 스포츠'에 출연해 "황희찬의 햄스트링이 터진 것 같다. 늑대 군단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좋지 않은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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