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공룡' 수원 사냥 나선 김현석 감독 "결과는 두고 봐야...공은 둥글다"[수원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03 14: 18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이 수원 삼성을 상대로 '이변'을 다짐했다.
충남아산은 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2024 K리그2 홈 개막전에서 수원 삼성과 맞붙는다. 
충남아산은 '가물치' 김현석 감독과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해 리그 10위를 기록한 충남아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감독을 교체했다. 그간 팀을 이끌어 온 박동혁 감독과 작별하고 김현석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김현석 감독 역시 프로팀 지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마음이 벅차다. 이렇게 K리그 감독으로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충남아산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패기 있게 도전해보겠다"라고 선언했다.
경기 전 만난 김현석 감독은 "너무 많이 오셔서 내가 떨린다"라며 "동계전지훈련을 통해서 있는 자원 그대로, 시민구단 틀에 맞게 보강도 그 정도로 했다. 준비는 잘 된 것 같다. 우리가 마지막 연습경기 하면서 부상 선수 4명이 이탈했다. 그게 조금 불안하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1, 2차 훈련을 잘 하고 마무리도 잘 했다. 전술적인 부분은 말씀 드릴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린 선수들도 있고, 주축 선수들도 월드컵경기장에서 처음 하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 부분이 걱정된다. 수원은 워낙 좋은 팀이니까 한 수 배운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고 미팅 때 얘기하고 나왔다. 자만보다 자신감 있게 하자고 했다. 우리가 골을 먹든, 골을 넣든 우리가 훈련한 대로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석 감독이 본 수원은 어떤 팀일까. 그는 "옛 속담에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우리와는 전력 차이가 난다고 본다. 우리는 수원보다는 조금 더 악착같이 한 발 더 움직인다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선수들도 생각하고 있다. 경기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하겠지만, 경기장 안에서 수원이란 팀을 상대로 하는 것도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다. 선수들이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석 감독은 울산 시절 코치와 선수로 연을 맺었던 염기훈 감독과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됐다. 그는 "오장은 코치도 제자다. 다 인사했다. 감회를 느끼기 보다는 상대팀 수장이기 때문에 오늘은 괴롭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선수들이 운동장 안에 들어가서 수원 선수들을 힘들게 괴롭혔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빨 빠져서 잇몸으로 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충남아산은 개막을 앞두고 부상자가 발생했다. 김현석 감독은 "우리가 스타팅에서 네 명 정도가 이탈했다. 굉장히 힘든 스쿼드다. 그 부분도 염기훈 감독에게 얘기했다. 마지막 준비하면서 부상 선수가 생겨서 전력 이탈이 있다고 미리 얘기하고 붙는거다. 숨길 거 없다. 어차피 다 알 것"이라며 "장준영, 김승우, 송승민, 박세직이다. 장준영은 지난해 다친 발목이라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다. 나머지 세 명은 화성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했다. 한 4~5주 걸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미드필더 기대주 정마호가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김현석 감독은 "훈련 시켜봤을 때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선수로 생각한다. 첫 경기라서 긴장도 하겠지만, 어제부터 잘 도닥였다. 미팅 때도 형들이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기량이 있는 선수다. 조금만 적응하면 우리나라 미드필더에 걸출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경기는 김현석 감독에게도 프로 무대 사령탑 데뷔전이다. 그는 "얼떨떨하기도 하다. 긴장하기보단 선수들에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긴장하는 부분이 적을 것 같다. 포커페이스로 있다. 운동장에 들어오는 데 그전에 들어오는 것과는 사뭇 다른 감정, 약간 긴장도 됐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피곤해서 그냥 잤다. 좋은 꿈 꿨으면 했는데, 일어나보니 아침이었다"라며 웃었다.
충청팀으로서 자존심도 지키겠다고 각오했다. 김현서 감독은 "워밍업 나가기 전에 미팅 끝날 때 쯤 '충청 두 팀 다 이겼다. 이기란 얘기는 아니다. 열심히 하자'라고 말했다. 결과야 두고 봐야 한다. 공은 둥글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현석 감독은 어떤 축구를 구사할지도 귀띔했다. 그는 "전임 감독과는 축구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경기를 보시면 알겠지만, 굵은 축구보단 공수 빠른 축구를 지향한다. 지난 시즌처럼 긴 패스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만든 패턴을 선수들이 안에서 잘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현석 감독은 "비디오 판독(VAR)이 있으니 항의는 지양해야 한다. 밖에서 코칭은 다 준비가 됐다. 예외적인 부분을 빼고는 선수들에게 맡겨 놓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이것저것 얘기하면 혼란이 올 수 있다. 나는 지략적인 감독이 되고 싶어서 이전에 수석코치할 때도 그런 부분은 많이 공유했다. 그렇게 축구를 해왔다. 선수들이 안에서 잘 해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내 색을 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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