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력이 떨어진다"
KIA타이거즈 168승 대투수 양현종은 지난 3일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쾌투를 펼쳤다. 2이닝동안 6타자를 상대로 2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캠프 첫 실전에서 어느해보다 강한 볼을 던지며 에이스의 건재함을 알렸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중점적으로 점검하며 16구를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km를 찍었다. 개막때가 되면 145km 이상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로봇심판제의 도입으로 커브의 중요성이 커진 점을 고려한 점검이었다. 투구수가 너무 적어 예정된 이닝을 소화하고 불펜에서 다시 추가 투구를 펼쳤다.
경기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가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올해 바뀌는 부분이 있어 커브를 신경써서 던졌다. 선발은 성공했다. 커브비율을 높여야 해서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많이 던졌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아픈 곳 없이 몸도 잘만들었고 긍정적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캠프때는 멤버들이 좋다고 한다. 10개구단 다 물어보아도 다 그럴 것이다. 어린투수들도 이 시기에는 다 좋다. 아직은 물음표이다. 외국인투수들도 아직 검증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방망이도 좋다고 해도 변수가 많다"며 신중함을 유지했다.
신임 이범호 감독에 대해서도 너무 편해서 걱정이다는 농담도 했다. 아직은 형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감독님이 아니라 형이라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편해서 조금 걱정이다. 아직 실수도 안했다. 언젠가는 할 것 같아 한 번 더 생각하며 말을 한다. 워낙 편하게 해주신다. 아직은 형의 느낌이 좀 강하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 78승 투수 류현진의 복귀도 크게 반겼다. "너무 반갑고 좋은 소식이다. ' 거기에 현진형까지 왔고 경험많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야구붐이 다시 일어날 것이다. 개인적으로 (성적을 내야한다는)부담도 된다. 로테이션상 맞대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이 배울 것 같다. 이래서 류현진이라는 선수라는 것을 게임을 보면서 배울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양현종은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SSG 랜더스 김광현과 함께 빅트리오의 재현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한국야구 마운드를 이끈 대들보였고 이제는 베테랑으로 다시 한번 KBO리그 흥행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양현종은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국제대회 성적이 두 선수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언론에 나오는 것만해도 고맙고 감사하다. 광현이랑 현진이형은 비슷한 레벨이다. 미국에서 성적도 냈고 국제대회에서도 중요한 경기를 많이 잡았다. 나는 국제대회 성적이 그 수준은 아니다. KBO리그에서 성적을 꾸준히 냈을 뿐이다. 두 선수에 비해서 실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함께 거론되는 것도 기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10년 연속 170이닝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숙제이고 임무이고 내가 할 일이다. 어린 (이)의리나 (윤)영철이가 좋은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내가 버텨주어야 한다. 그래야 쉬는 시간도 갖고 조정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내가 무너지면 선발진 뿐만 아니라 팀에 마이너스가 크다. 꼭 10년 연속 170이닝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