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가장 환멸했던 감독"...'또 다른 피해자' 헤르타 前 단장의 공개 저격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05 00: 05

"클린스만을 선임할 수 있냐고? 그 전에 세상이 끝나야 할걸..."
미하엘 프레츠(57) 뒤스부르크 단장이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쓴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빌트'는 3일(한국시간) 지난 1월 뒤스부르크 단장으로 부임하며 축구계에 복귀한 프레츠 단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도중 그와 헤르타 베를린에서 함께 일했던 클린스만 감독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프레츠 단장은 헤르타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1996년 여름 선수로 헤르타 유니폼을 입은 뒤 2021년 1월까지 팀을 떠나지 않았다. 수석 코치와 감독, 단장 등을 거치며 25년 가까이 헤르타와 함께했다.
프레츠 단장은 2019년 단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클린스만 감독과 연을 맺었다. 물론 악연이었다. 그는 당시 미국 대표팀과 이별한 뒤 휴식 중이던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최악으로 끝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 2개월 만에 갑작스레 사임했다. 그것도 구단과 일절 상의 없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사퇴 결심을 발표하며 제대로 뒤통수를 때렸다. 헤르타 구단 측은 가만히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고, 팬들도 "감독이 도망갔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사진] 지난 2019년 헤르타 베를린 시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미하엘 프레츠 단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레츠 단장에게도 클린스만 감독은 흑역사였다. 빌트는 그에게 "헤르타 전 감독 클린스만이 한국 대표팀 감독에서 해임된 뒤 감독 시장으로 돌아왔다. 그를 뒤스부르크로 데려오려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프레츠 단장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 전에 세상이 끝나야 할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올 일은 절대 없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프레츠 단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사이를 묻는 말에 "내가 헤르타에 재임하는 동안 모든 감독들 통틀어 클린스만 감독이 가장 큰 환멸이었다. 난 그가 헤르타에서 전설적인 사퇴를 보여준 뒤 그와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바꿀 필요도 없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서도 최악의 감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헤르타에서 도망간 이후 3년을 쉬고 있던 감독이었던 만큼 우려와 반대가 컸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KFA)는 그에게 믿음을 보내며 선임을 강행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언제나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언제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고, 무수한 비판에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국에 머무른 날보다 해외를 떠돌아다닌 날이 더 많다는 논란에도 자기만의 철학을 내세우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태도뿐만 아니라 성적도 실패였다. 클린스만호는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역대급 멤버를 데리고도 연이어 졸전을 펼쳤고,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여기에 선수단 불화까지 터지면서 선수단 관리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이 커졌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충돌한 사실이 대회가 끝난 뒤 밝혀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유일한 장점으로 뽑히던 팀 분위기 관리와 리더십도 허상에 불과했다.
결국 KFA도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정몽규 회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요구하는 지도력을 리더십과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면서 한국 축구가 전임제 감독을 시작한 뒤 가장 빨리 잘린 감독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최소한의 존중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아시안컵 탈락 후 한국으로 돌아가 분석하겠다더니 귀국 이틀 만에 미국으로 떠났다. 자기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도 온라인으로 참석했고, 선수단 불화를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마지막 작별 인사도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의 놀라운 여정을 함께해 감사하다"라는 자기 변호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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