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벌크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되는 김하성은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춘 유격수로서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약 7kg 가량 벌크업을 했다. 지난 3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한 그는 “홈런을 늘리기 위해 증량을 한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살도 많이 빠졌고 시즌 막판에는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다. 이런 것들을 잘 이겨내고 싶어서 체격을 키웠다”고 했다.
하지만 벌크업 효과가 제대로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2루타를 터뜨렸던 그는 “타구가 떴을 때 배럴에 맞긴 했는데 잡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운이 좋았던 것도 같은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3일과 4일 이틀 연속 장타를 터뜨렸다. 시범경기 장타율은 무려 .733에 이른다.
3일 시애틀을 상대로 5번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했다. 2회 3루 땅볼로 물러난 데 이어 4회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에게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5-2로 앞선 5회 무사 1루서 우완 콜린 스나이더에게서 좌중월 2점 아치를 때려냈다.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한 김하성은 경기 도중 현지 중계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컨디션은 좋은 것 같고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보다 지금 네 번째 스프링 트레이닝이 더 편하고 준비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4일 컵스전에서 1번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1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다. 상대 폭투를 틈타 3루에 안착한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김하성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6회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김하성은 지난해 유격수에서 2루수로 수비 위치를 옮겨 샌디에이고의 대체 불가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전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152경기에서 타율 2할6푼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특히 아시아 최초 20홈런-40도루에 도전했을 정도로 기세가 드높았다.
김하성은 탄탄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2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유틸리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 아시아 두 번째 골드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아시아 최초는 일본인 스즈키 이치로로서 2001~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10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어느덧 예비 FA가 된 김하성은 올 시즌 슈퍼스타 잰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주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벌써부터 FA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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