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부탁했다…이정후 ML 맞춤 헬멧 드디어 도착, 유일한 고민도 해결됐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3.07 05: 31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순조롭게 적응 중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유일한 고민거리는 헬멧이었다. 메이저리그 야구 용품 제조 업체인 ‘롤링스’는 두상이 장두형이 대부분인 서양인에 맞춰 헬멧을 제작하는데 단두형인 동양인 선수들에겐 잘 맞지 않는다. 
사이즈가 큰 헬멧을 써도 앞뒤 공간이 남아 스윙하거나 뛰어갈 때 헬멧이 훌렁 벗겨진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헬멧이 4번이나 떨어지면서 신고식을 치렀다. 스윙을 하면서 3번 벗겨졌고, 1루로 뛰어가는 중에도 한 번 헬멧이 떨어졌다. 이후 헬멧을 깊게 눌러 쓰면서 최대한 고정을 시켰지만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도 2번 벗겨졌다. 
3년 선배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먼저 겪은 일이었다. 전력 질주할 때마다 벗겨지는 헬멧이 트레이드마크가 돼 지난해 8월23일 샌디에이고 구단이 홈구장 펫코파크를 찾은 4만명의 팬들에게 선물한 김하성 버블헤드는 특별히 헬멧 탈부착이 가능하게 제작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뒤 김하성은 구단으로부터 맞춤 제작 헬멧을 받아 더는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5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새롭게 주문한 헬멧을 써보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1회말 무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2024.02.28 /sunday@osen.co.kr

5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새롭게 주문한 헬멧을 써보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1회말 무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2024.02.28 /sunday@osen.co.kr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5회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스윙 때 헬멧이 벗겨지고 있다. 2024.03.02 /sunday@osen.co.kr
김하성은 “나도 다 경험했던 것이고, 정후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사례가 있어 정후는 조금 더 빨리 (맞춤 제작 헬멧을) 받지 않을까 싶다”며 “맞춤 제작 헬멧을 쓰고 나선 그 전보다 벗겨지지 않는다. 헬멧이 한국 것보다 많이 딱딱하고 강해 무게가 나간다. 조금만 뛰어도 흔들리면 빠지게 되는데 지금은 적응돼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김하성의 경우 메이저리그 데뷔 후 2년 반이 더 흘러 맞춤 제작 헬멧을 썼다. 그는 “내가 강하게 어필하지 않아서 그렇다. 바꿔달라는 말을 굳이 안 했는데 난 벗겨져도 크게 상관없었다. 그런데 팬분들이나 구단에서 위험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어느 순간 나도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맞춤 제작을 주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루할 때 몸을 사리지 않는 김하성이라 헬멧 없이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부상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맞춤 제작 헬멧을 쓴 김하성이지만 플레이할 때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그래서 주문 제작을 늦게 했지만, 이정후는 타격을 할 때도 헬멧이 신경에 거슬렸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마친 뒤 이정후는 “여기 헬멧은 한국 것보다 크다 보니 창도 앞이 길어서 투수를 볼 때 시야가 가리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창을 위로 올리고 쳐야 한다. 그래야 창 앞 부분이 밑으로 안 내려가서 투수를 조금 더 잘 볼 수 있다. 빨리 맞춤 제작 헬멧이 왔으면 좋겠다”고 손꼽아 기다렸다.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4회초 2사 1,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4.03.04 /sunday@osen.co.kr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써보고 있다. 2024.03.02 /sunday@osen.co.kr
하지만 헬멧이 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2일 텍사스전 후에도 이정후는 “헬멧이 계속 벗겨지니까 신경 쓰인다”고 곤혹스러워했다. 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마친 뒤에도 “아직 헬멧이 안 왔다. 계속 눌러서 쓰고 있다”며 “혹시 몰라서 되든 안 되든 내가 한국에서 원래 쓰던 헬멧 업체에도 연락을 해놓았다. 개막 전에는 올 것 같다. (규정상 롤링스사가 아닌 헬멧 착용이)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된다고 하면 한국에서 오는 걸 쓰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 긴급히 연락을 할 정도로 헬멧 문제를 이정후는 꽤 심각하게 느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볼에 적응하고, 리그 환경에 익숙해져야 할 시기에 헬멧이 말썽을 부렸지만 다행히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앞두고 롤링사의 맞춤 제작 헬멧이 도착했다. 김하성 사이즈에 맞춘 헬멧이었다. 경기 전부터 이정후는 새 헬멧을 쓰고 머리를 흔들었는데 고정된 느낌에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중 스윙을 하거나 전력 질주를 해도 헬멧이 머리에 딱 붙어 벗겨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하성이형이 쓰는 것과 같은 건데 벗겨지지 않아서 좋다”며 그제서야 비로소 활짝 웃었다. 
유일한 고민거리였던 헬멧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이정후는 시즌 준비에 모든 집중을 쏟을 수 있게 됐다. 5일 콜로라도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고 교체됐지만 근육통이 있었을 뿐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4~5일 연이틀 원정경기에 나선 이정후에게 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은 예정된 휴식일이었고, 7일은 샌프란시스코의 경기가 없는 날이다. 캠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이틀을 쉬며 재충전한 이정후는 8일 LA 다저스전부터 다시 시범경기를 이어간다.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써보고 있다. 2024.03.02 /sunday@osen.co.kr
5일(한국시간) 미국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새롭게 주문한 헬멧을 써보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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