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36경기가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고교 시절부터 여자 배구계를 이끌 재목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국도로공사의 ‘특급 신인’ 김세빈이 데뷔 첫 시즌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한봄고 출신 미들 블로커 김세빈은 V-리그 2023~2024시즌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부름을 받았다.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과 김남순 전 여자 배구 대표팀 코치의 둘째 딸인 김세빈은 ‘배구인 2세’답게 187cm의 장신과 타고난 배구 재능이 돋보이는 선수다.
신인 선수 중 가장 기대주로 평가된 김세빈은 주전 미들 블로커였던 정대영이 FA 자격을 얻고 GS 칼텍스로 이적하면서 한 자리 비어있던 팀의 중앙에 합류해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세빈은 올 시즌 남녀 신인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올스타전에 발탁되는 등 차세대 스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자부 신인왕을 일찌감치 예약해 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세빈은 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11득점을 올리며 한국도로공사의 4연패 탈출과 현대건설 상대 시즌 첫 승 달성에 이바지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세빈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솔직히 36경기가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면서 “많이 부족했지만 열심히 노력해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세빈에게 데뷔 첫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 줄 수 있을지 물었다. 그는 “50점이다.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다. 더 잘하고 싶다”고 자신을 낮췄다.
김종민 감독은 김세빈을 두고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다. 가능성이 아주 풍부하다. 그전에 봤던 같은 포지션의 유망주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김세빈은 “솔직히 (데뷔 첫 시즌부터) 이렇게 거의 모든 경기를 주전으로 뛰게 될지 몰랐다. 저를 믿고 기용해 주신 김종민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코치 선생님들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구 천재’ 배유나는 김세빈에게 ‘걸어 다니는 교과서’ 같은 존재다. 김세빈은 “유나 언니께서 속공 타이밍, 블로킹 등 제가 궁금한 부분을 상세히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배유나는 데뷔 첫 시즌을 치르는 김세빈을 향해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영양제를 잘 챙겨 먹으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롤모델’ 양효진의 소속 구단인 현대건설을 상대로 첫 승을 장식하게 된 것도 의미가 남다를 듯. 이에 김세빈은 “솔직히 프로에 와서 TV에서만 보던 언니들과 경기를 치르며 이기기도 했지만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번도 못 이겨 아쉬웠는데 오늘 이겨서 기쁘다”고 했다.
신인왕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세빈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남은 경기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