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느낌은 없었고 처음 보는 투수라 정말 경기처럼 신중하게 타석에 임했다”.
프로야구 한화 채은성이 자체 평가전에서 ‘괴물’ 류현진을 상대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류현진과 단 한 번도 맞붙지 못했던 채은성은 “현진이 형은 동경의 대상이다. 타석에 서보고 싶은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현진이 형이 한국에 계실 때 1군에 없어서 상대해 본 적은 없는데 같은 팀에서 뛰게 된다면 신기하고 재미있을 거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류)현진이 형 상대 팀에서 형의 공을 보고 싶다. (문)동주는 LG 시절 쳐봤기 때문이다”라며 “현진이 형은 과거 내가 1군에 올라왔을 때 미국으로 가셨다. 정말 궁금한 투수 중 1명이다. 타석에 서보고 싶다”라고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류)현진이 형은 같은 팀이라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니다. 형은 정말 어렸을 때부터 바라본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투수의 공을 이번 기회를 통해 경험해 보고 싶다. 타석에 서보고 싶다”고 류현진과의 맞대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채은성은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어웨이팀의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홈팀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채은성은 1-0으로 앞선 7회 홈팀의 세 번째 투수 정이황에게서 좌월 투런 아치를 날렸다.
채은성에게 일격을 당한 류현진은 2회 선두 타자 채은성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을 두고 “안 봐주더라. 채은성은 좋은 타자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대결이었다. 이제는 같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토록 바라던 류현진과의 첫 대결에서 장타 본능을 뽐낸 채은성은 “다른 느낌은 없었고 처음 보는 투수라서 정말 경기처럼 신중하게 타석에 임했다”면서 “지금 선배의 공을 평가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고 TV에서 보던 선배와 대결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채은성은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경험한 소감에 대해 “ABS가 선수들 신장에 따라 정해진다고 하는데 하이 존은 확실히 높다고 생각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되는 게 있었다. 오늘 3구 안에 승부를 해서 사이드 쪽은 잘 모르겠지만 높은 쪽은 '이런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시범경기 동안 이런 부분 감안해서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복귀 첫 실전 무대에 오른 류현진은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3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편하게 던졌다. 투구 수 50개 정도 던지려고 준비했는데 그 정도 채운 거 같아 오늘 할 수 있는 거 다 했다고 생각한다. 등판 후 불펜으로 이동해 더 던졌다. 다음 등판 때 65개 정도 던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한화 홈구장 마운드에 선 느낌은 어땠을까. 류현진은 “예전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크게 달라진 건 없었고 재미있게 경기한 거 같다”고 대답했다.
류현진은 3이닝 무실점 호투를 뽐낸 문동주에 대해 “작년에도 좋은 공을 던졌고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몸 관리 잘하라는 거밖에 없다”고 밝혔다.
복귀를 반기는 팬들의 반응에 “돌아오길 잘한 거 같다. 너무 반겨주셔서 (한국에) 잘 들어왔다 싶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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