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잔나비 최정훈, 악뮤(AKMU) 그리고 이효리마저 한 시즌에 그쳤다. '더 시즌즈'의 계절갈이 시도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이효리라는 샴페인이 너무 빨리 터져서 문제다.
KBS가 8일 2TV 예능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약칭 레드카펫)' 종영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효리가 오는 26일 녹화, 2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레드카펫'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대신 후임자와 함께 새롭게 '더 시즌즈'를 이어갈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효리가 떠나는 '더 시즌즈'와 '레드카펫' 종영을 두고 시청자 반응은 달갑지 않은 실정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슈퍼스타 이효리 아닌가. KBS마저 '레드카펫'을 두고 지난 1월 첫 주 KBS 전체 프로그램 화제성 2위, 국내 OTT 웨이브에서 '더 시즌즈' 시청수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힌 만큼 이효리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시즌즈' 측은 그런 이효리에게도 원칙을 적용시키고 있다. 애초에 '더 시즌즈'는 제목부터 알 수 있듯이 KBS 음악방송 최초로 '시즌제'를 도입한 시리즈 물이다. 첫 주자로 가수 박재범이 나섰고 뒤를 이어 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 남매 듀오 그룹 악뮤까지 활약했다. 그리고 이효리였다.
'레드카펫'이라는 제목처럼 자신 앞에 놓인 레드카펫이 당연한 스타의 길이라는 것 마냥 이효리는 매주 금요일 밤 시청자들 앞에 스타이자 MC로, 또 뮤지션으로 우뚝 섰다. 소수점을 전전하던 '더 시즌즈'에서 '레드카펫'은 평균 1%대를 기록했고 이효리의 출근길부터 팬들과의 호흡까지 계속해서 화제를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시즌즈'의 시즌제 앞에 이효리도 한 철짜리가 됐다. 애시당초 설정된 기획의도를 뒤집을 수야 없겠다만 그렇다면 샴페인을 너무 터트린 꼴이다. 적어도 한국 음악 프로그램에서 누가 이효리의 후임자로 마음 놓고 활약할 수 있을까.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가 '레드카펫' 후임 프로그램 MC에게 전가되는 꼴이다.
아직 '더 시즌즈' 제작진은 '레드카펫' 후임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공식입장은 "미정". 논의 중인 누구라도 선뜻 수락할 수 없는 자리다. 부디 후임자의 앞에도 '레드카펫'이 깔릴 수 있기를, '더 시즌즈' 제작진이 연착륙 과정을 준비했길 바랄 뿐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