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젊은이의 양지’의 소매치기로 기억되는 배우 이지은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흘렀다.
2021년 3월 8일 이지은은 서울시 중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이 출동했는데,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고 별다른 외상도 없던 걸로 알려졌다.
1994년 SBS ‘좋은 아침입니다’의 모델로 데뷔한 이지은은 같은 해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느낌’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서구적인 외모로 이목을 끌었고 이듬해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남장여자 소매치기 조현지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예쁜 얼굴에 보이시한 매력은 보는 이들을 신비롭게 만들었다. 호세이대학교 일문과 출신이라는 특별한 학력도 한몫했다.
이지은은 이어 KBS 2TV 드라마 ‘며느리 삼국지’(1996), ‘컬러’(1996), KBS 1TV ‘왕과 비’(1998), ‘세리가 돌아왔다’(1999) 등에 출연하며 1999년까지 안방극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드라마 ‘해신’(2004)에서도 존재감을 자랑한 그다.
영화 출연작은 총 4편. 1995년 영화 ‘금홍아 금홍아’(감독 김유진)를 시작으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러브 러브’(감독 이서군・1998)에 출연했다. 특히 故김기덕 감독의 영화 ‘파란 대문’(1998)에 출연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알렸고 1999년 개봉한 영화 ‘세기말’(감독 송능한)을 통해 관능미를 이어갔다.
하지만 ‘해신’ 이후로 이지은의 얼굴을 보긴 힘들었다. 2000년 기업인과 결혼하며 연예계를 떠난 걸로 알려졌는데 2015년 이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갑작스러운 비보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당시 ‘젊은이의 양지’에서 땡초 역으로 이지은과 인연을 쌓었던 배우 조성규는 “이제는 아련한 상념만이 가득한 ‘젊은이의 양지’, 조소혜 작가님도 떠나시고 ㅠ 아! 한 줌의 먼지 같고 바람 같은 세상이여!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지은아!”라는 추모 메시지를 공개해 팬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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