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투 펀치 8실점 부진 속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보여준 안구정화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4.03.13 07: 4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에이스의 품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원태인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등판 일정이 미뤄졌다. 원태인은 지난 12일 대구 LG전에서 0-3으로 뒤진 6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무실점(3피안타 3탈삼진) 쾌투를 뽐냈다. 최고 구속 147km까지 나왔고 커브,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등번호 18번을 단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그라운드에 나타나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첫 타자 김현수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줬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원태인은 오스틴 딘(3루 땅볼), 오지환(좌익수 플라이), 문보경(1루 땅볼)을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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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김성우와 문성주를 각각 유격수 땅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 세운 원태인은 구본혁과 풀카운트 끝에 우전 안타를 내줬다. 곧이어 삼성에서 함께 뛰었던 박해민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직구로 뜬공 처리했다. 
8회 대타 이재원(좌익수 플라이), 김현종(삼진 아웃), 김성진(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을 꽁꽁 묶었다. 첫 삼자범퇴 이닝 완성. 9회 선두 타자 김민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한 원태인은 김주성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2사 후 김성우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최원영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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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뷰캐넌이 팀을 떠나는 바람에 선발진에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그만큼 원태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원태인은 “뷰캐넌, 수아레즈, (백)정현이 형 등 좋은 선발 투수들이 많았는데 올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저부터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 코너 시볼드(4⅓이닝 5실점)와 대니 레예스(4⅔이닝 3실점)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 가운데 원태인이 에이스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해가 거듭될수록 원태인의 투구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향상됐다. 그는 “예전 같으면 안 좋을 때 그냥 무너졌는데 이제는 좋지 않을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깨닫게 됐다. 예를 들어 1회 3점을 주더라도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면 짜릿하다”고 말했다. 
현재 컨디션은 아주 좋은 편. 원태인은 “프로 데뷔 후 올해만큼 몸 상태가 좋은 건 처음”이라며 “투구 밸런스도 만족스럽고 지난해 국제 대회를 경험하며 자신감이 커졌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만하지 않되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가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지금껏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없지만 좋은 투수라고 평가받는 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마다 로테이션을 잘 소화하고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게 제겐 큰 의미가 있다. 올 시즌에도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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