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간판' 김길리, 세계선수권 1500m 금메달... '韓 선수끼리 충돌' 남자 1500m은 '노메달'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3.17 10: 24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간판스타로 떠오른 김길리(성남시청)가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정상을 차지했다.
김길리는 16일(한국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 21초 192로 1위에 올랐다.
조 1위로 준결승을 가볍게 통과한 김길리는 결승에서 하너 데스멋(벨기에), 크리스틴 산토스 그리스월드(미국)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쳤다.

[사진] 김길리 / 대한빙상경기연맹

후반까지 3위를 유지하던 김길리는 마지막 바퀴에서 실력을 보여줬다. 앞선 두 선수의 인코스를 파고들며 단번에 추월에 성공해 1위로 골인했다. 
지난해 서울 세계선수권에선 여자계주 은메달만 따냈던 김길리는 세계선수권 개인전 첫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하게 됐다. 
2023~24시즌 6차례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7개(1,000m 3개·1,500m 4개)를 기록해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차지했던 김길리는 염원하던 세계선수권 금메달까지 손에 거머쥐었다.
19살의 나이에 세계 정상에 오른 김길리는 올 시즌 휴식으로 대표팀에서 빠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에이스임도 증명했다. 
여자 1,500m 결승에 함께 출전한 심석희(서울시청)는 2분 22초 509로 4위를 기록했다. 
[사진] 김길리 / 대한빙상경기연맹
김길리는 레이스 후 "진짜 너무 기쁘고 좋다.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이어서 월드컵과는 또 다른 기분인 것 같다. 골인 순간 '드디어 해냈다. 1등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보러 왔다. 축하한다고 자랑스럽다고 메시지가 왔다. 먼 길까지 와서 너무 고맙고 이렇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갈 수 있어서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그는 마지막 바퀴까지 3위였다. 김길리는 "3위여도 골인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뒤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데스멋 선수가 들어갈 때부터 안을 찌르려고 코스를 바꿔서 그 기회를 엿봤다. 앞 선수도 1등 하려고 레이스를 하다 보니까 치고받고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아서 아마 예상을 못 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올림픽을 떠올리곤 "제일 큰 목표는 올림픽을 나가는 것이다. 그걸 달성하기 위해 좀 더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야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시즌부터 랭킹 1위여서 랭킹 1등을 지키기는 사실 많이 힘들었는데 마지막까지 1등으로 끝나서 만족스럽다"라고 밝혔다.
[사진] 박지원 / 대한빙상경기연맹.
한편 남자 1,500m 결승에선 우리 대표팀끼리 충돌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레이스 막판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서울시청)을 황대헌(강원도청)이 인코스로 추월하려다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박지원이 뒤로 밀렸다.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오며 포효했지만, '직선주로 끝에서 뒤늦은 추월'로 페널티를 받았고 박지원은 6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금메달은 2위로 들어온 쑨 룽(중국)이 차지했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도 박지원과 충돌해 실격 처분을 받은 적 있다.
아쉬움 속에서 박지원은 17일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주 종목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해 대회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박지원은 1,500m 아쉬운 결과에 대해 "그 생각은 잠시 넣어두고 (앞으로 남은) 경기가 끝난 다음에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그것 때문에 다음 경기를 못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앞으로 해야 될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1,000m 각오도 밝혔다. 박지원은 "쇼트트랙이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그런데 변수가 없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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