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먼저 사과도 엄청난 용기...더 좋은 사람 될 수 있길"[서울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20 15: 45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을 향해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펼친다.
현재 한국은 2전 2승(승점 6)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태국은 싱가포르를 잡았지만, 중국에 패하며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다. 중국과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주장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주장 손흥민이 입장하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대표팀은 경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이강인을 포함해 23인 완전체로 소화하는 첫 번째 훈련이다. 이강인은 전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느라 19일 진행된 비공개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훈련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황선홍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참석했다. 태국에서는 이시이 마시타다 감독과 공격수 수파차이 차이디드(부리람)가 마이크를 잡았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이 끝난 뒤 처음으로 뵙는다. 다시 한국 땅에 대표팀 선수로서 소집돼 영광이다. 팬분들을 만날 생각에 기쁘다"라며 "어제 막 다 합류해서 지금 팀 분위기를 얘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둔 소감.
아시안컵이 끝난 뒤 처음으로 뵙는다. 다시 한국 땅에 대표팀 선수로서 소집돼 영광이다. 팬분들을 만날 생각에 기쁘다. 어제 막 다 합류해서 지금 분위기를 얘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어떤 심경인지.
사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대표팀에 소집되는 단 한 순간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광스럽다. 내 가슴에는 항상 태극마크가 달려 있다. 행동도 더욱 조심하려 하고 있다. 많은 심경과 많은 생각 속에서 내가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할 건 오로지 이 팀을 어떻게 더 똘똘 뭉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똘똘 뭉친다면 분명히 결과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개인 능력을 잘 뿜어낼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
축구대표팀 손흥민, 이강인. 2024.02.07 / jpnews.osen.co.kr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23, PSG)이 태국과의 A매치를 앞두고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이강인이 귀국하며 팬들과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03.19 / dreamer@osen.co.kr
- 어제 이강인과 따로 만났는가.
강인 선수와는 영국에서도 따로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어제도 선수들과 다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또 강인이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강인 선수가 분명 사과하는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줬기 때문에 잘 받아줬나 싶지 않다. 우리가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생긴 것 같다. 걱정만큼 분위기가 나쁘진 않다. 더 뭉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강인 선수는 먼저 영국까지 날아와서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줬다. 누군가 먼저 사과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를 보여줘서 한 팀원으로서 뿌듯하다. 모두가 실수를 하고, 실수를 통해 많이 배운다. 강인 선수도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더 단단해지고,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번 계기를 통해 더 좋은 사람,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아시안컵을 통해 바라본 동남아 팀은 어땠는가. 이제 한국이 당연히 이긴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축구에서 당연히 이기는 경기는 없다. 여러 리그와 여러 경기를 경험하면서 느꼈다. 상대가 동남아든 세계 챔피언이든 당연히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없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능력치에 분명 차이는 있겠지만,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가 중요하다. 매 경기가 결승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좋은 자세가 중요하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발전했다는 것도 좋은 부분이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시아가 이만큼 발전하고 약팀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자랑스럽다. 한국 축구도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 더 많이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경쟁구도가 생기기 때문에 좋은 현상이다.
- 손가락 부상은 어떤가.
부탁이 있는데 손가락 기사는 안 써주셔도 될 것 같다(웃음). 소속팀 감독님이 얘기하셨던 것처럼 나는 축구선수다. 감독님께서 손가락 하나는 없어도 괜찮다고 하시더라. 걱정할 만큼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신경 써주셔서 너무나 감사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힘듦을 주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같이 미안해지고 힘들더라. 축구라는 스포츠가 팀 스포츠다. 나 때문에 안 좋은 기사가 나가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정말 괜찮다. 이 정도 아픔은 모든 선수가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손가락에 대해 그만 얘기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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