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배우 백일섭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방영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이하 ‘아빠나’)에서는 백일섭과 백지은 가족이 여수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수는 백일섭의 고향이었다.
백지은은 ‘이민 계획 때문에 함께 하는 거냐’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민 때문인 것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것보다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아빠랑 함께 하려고 한다. 부지런히 무언가를 해 두면, 시간은 계속 가니까요”라며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고대했다.
여수에 도착하자 백일섭은 생각이 많아졌다.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갈 수 없어서 함께 한우며 회가 나오는 식당을 찾았다. 아이들은 맛있게 먹고, 백지은과 백일섭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백일섭의 친구는 “나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최고의 효도를 하고, 그 이후는 나는 모르는 거다. 살아계실 때 최고로 잘하자는 주의다”라면서 자신만의 부모님을 위한 효도 방법을 말했다. 또한 다른 친구는 백지은에게 "형님에게 가면 형님이 혼자 있다. 명절 때 찾아오는 사람도 없더라. 그냥 나는 그게 서운했다"라고 말했다.
4개월 전만 해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면 울컥하는 모습과 함께 죄책감이 있던 백지은. 아버지와 절연했지만 그를 못내 마음에 걸려했던 그는 이런 말들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할까?
백지은은 “나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니겠지만, 생각이 깊어졌다. 오히려 남편은 아빠를 보고 ‘좀 더 생각해 보자’라고 하더라. 이민에 대해 아직도 생각은 있다. 아이들의 인생은 더 길다. 그치만 아빠를 더 중심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라며 이민에 대한 완고한 결정을 흐리는 듯 보였다.
또 백지은은 “원래 아빠 아는 분들, 저를 아는 분을 보는 게 싫었다. ‘너 아빠한테 그러면 안 된다’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젠 제 마음이 가벼워서 이젠 누구를 뵈어도 ‘제가 더 잘해야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편해졌다”라며 진짜 아빠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일섭이 고향 여수에 와서 착잡한 표정이 된 건 제대로 된 애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일본 선박에 타던 아버지를 둔 백일섭은 “그 양반도 바람기가 있었는지, 일본에도 아마 처가 있었던 거 같아. 그래서 한 번 가면 잘 안 왔다. 그때 전화도 없고, 보고 싶어도 연락할 방도가 없다. 저기 케이블카 있던 자리에 올라 가서 내내 기다렸다”라고 말해 백지은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어 백일섭은 “아버지 바람을 알고 어머니가 빠져 죽으려고 어린 나를 업고 그 밤에 바다로 달려갔더래. 바다에 같이 빠져 죽어야지, 하고 가는데 어린 내가 엄마 등에 업혀서 신발이 떨어졌더라”라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백일섭은 “내가 엄마더러 ‘엄마, 나 신발 떨어졌다’라고 말해서 바다로 달려가던 엄마가 멈췄다. 그래서 신발 찾다가 죽으러 가는 걸 잊었다더라. 신발이 날 살렸다. 그래서 내가 신발이 그렇게 좋더라”라면서 신발을 좋아한 이유를 밝혔다.
백지은은 “아빠 출석부에 ‘태만’이라고 써 있는데, 부모가 관심이 없는데 누가 그렇게 학업을 열심히 하겠냐. 그걸 보면 오히려 짠하다”라며 아버지를 부모의 마음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