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순정남’이 위기의 KBS 주말극을 구원하기 위해 등판한다. 주말극 어벤져스라고 불러도 손색 없는 캐스팅과 아는 맛이 무서운 클리셰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KBS2 새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홍석구 감독과 배우 임수향, 지현우, 고윤, 차화연, 이일화, 윤유선 등이 참석했다.
‘미녀와 순정남’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된 톱배우 박도라(임수향)와 그녀를 사랑해 다시 일으켜 세우는 초짜 드라마 PD 고필승(지현우)의 산전수전 공중전 인생 역전을 그린 파란만장한 로맨스 성장드라마다. ‘하나뿐인 내편’으로 최고 시청률 49.4%를 기록한 바 있는 김사경 작가와 홍석구 감독의 재회로 기대를 모은다.
홍석구 감독은 “주말드라마를 세 번째 연출하게 됐는데, 과거 주말드라마 할 때 최선을 다해서 연출한 기억이 있다. 김사경 작가와는 ‘하나뿐인 내편’ 하면서 작품 방향과 성격이 잘 맞았다. 그때보다 더 흥미롭고 재밌는 드라마로 연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사경 작가 작품이 그랬듯 인물들이 생생하다. 플롯의 희생되는 인물이 아닌, 인물 개개인이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특징이 있어 매력적이었다. 또한 ‘미녀와 순정남’은 일반적인 주말극과 달리 변화가 굉장히 많다. 펼쳐질 이야기가 많은데, 변화가 굉장히 많아서 그 순간마다 어떻게 대처하고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스스로도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고, 훌륭한 배우님들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KBS 주말드라마는 어떤 이야기더라도 30%대를 유지하며 ‘콘크리트 시청률’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추락했다. 전작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최고 시청률 22.0%에 그쳤고, 전전작 ‘진짜가 나타났다’도 23.9%에 머물렀다. 위기의 KBS에 ‘미녀와 순정남’이 구원투수로 나서고자 등판했다.
홍 감독은 “주말드라마는 연속극이기 때문에 특정 세대 타깃보다는 전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가족극이라서 평이하다거나 클리셰 전개가 불가피하다. 전세대 어필하고자 하는 주말극의 미덕, 성격을 유지하면서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캐스팅을 진행하는 등 안배를 했다. 작가님 또한 전작보다 훨씬 더 변화가 많은 이야기를 통해 다채로운 전개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런 면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지현우는 ‘미녀와 순정남’ 제목에 대해 “어떻게 순정남을 표현할지 궁금했다. 김사경 작가님 작품이 쉬운데 그걸 연기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매번 든다. 그래서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고, 제목은 쉽고 간결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임수향은 “이 제목으로 진짜 가는건가 싶어서 다시 물어보긴 했다. 듣다보니 정감이 가는 제목이었다. 얼마 전에 시장에 가니 벌써부터 많은 분들이 ‘미녀와 순정남’을 이야기해주시는 걸 듣고 제목이 좋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임수향은 극 중 어릴 적 엄마 손에 이끌려 아역부터 험난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톱배우 ‘박도라’ 역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찾는다. 박도라는 15년 동안 배우 일을 하면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는 인물로 계속되는 엄마의 권유로 돈 버는 기계 같은 인생을 살며 지쳐 가던 중 고필승을 만나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마주한다.
‘아이가 다섯’ 이후 약 8년 만에 KBS 주말극으로 돌아온 임수향은 “‘아이가 다섯’ 이후, ‘불어라 미풍아’ 이후로 주말극으로 오랜만에 인사를 하게 됐다. 긴 호흡의 작품을 하려다보니 부담감도 있었지만 러브콜을 해주셔서 영광스럽고 감사했다. 감독님도 같이 호흡을 맞춰보진 않았지만 너무 좋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꼭 만나고 싶었다. 너무 행복하게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배우를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직업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나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 지현우보다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대신 책임감도 크고 에피소드 안에서 배우가 이렇지는 않은데라는 것도 있다. 잘 표현이 된 부분도 있어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현우는 기필코 성공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품고 있는 혈기왕성한 초짜 드라마 PD 고필승 역을 맡았다. 고필승은 다부지고 비위가 좋아서 필요에 따라 얼굴에 철판 깔고 아부도 막힘없이 하는 성격이다. 사랑과 연애는 삶에서 1순위가 아니었던 고필승은 자신이 맡은 드라마 현장에서 박도라와 엮이게 되면서 혼란스러운 사건이 벌어진다.
전작 ‘신사와 아가씨’로 최고 시청률 38.2%를 기록하며 연기대상을 수상한 뒤 다시 돌아온 지현우는 “대본이 나오기 전에 작품을 결정했다. 작가님께서 러브콜을 보내주셨던 부분에 감사하다. ‘신사와 아가씨’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한번 더 김사경 작가와 같이 해서 주말극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캐릭터를 잘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하면서 느끼는 건 이 글을 더 맛있게 포장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다”며 “시청률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전작에서도 시청률에 신경 쓰진 않았고, 대본을 잘 표현하다보면 보시는 시청자 분들에게 잘 전달되어서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현우는 “큰 상을 받았을 때 내가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남녀주인공 두 사람만의 연기로서 잘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분들이 연기를 해주시고, 애정을 주셔야 작품이 잘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촬영 다니면서 느꼈던 건 이 공간이 행복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고윤은 사연 깊은 재벌 집의 둘째이자 아버지의 유언으로 투자사 대표의 삶을 살게 되는 공진단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자기중심적인 진단은 박도라에게 첫눈에 반한 후 드라마 투자자로 그녀에게 다가가 박도라를 두고 고필승과 삼각관계에 놓인다. 고윤은 “공진단은 팔색조가 아니라 십색조다.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 당당하면서도 짠하고, 섹시하면서도 귀엽다. 극 중에서 상의 탈의 장면이 있어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현우의 주최로 리딩을 하는데 내가 식단을 하는 걸 알고 계란을 많이 챙겨주셨다”고 말했다.
차화연은 박도라의 엄마 백미자 역을 맡았다. 백미자는 가족밖에 모르던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딸 도라 덕분에 인생역전에 성공한다. 하지만 돈의 맛을 알게 되면서 딸의 귀한 성공에 방해물이 되고, 그런 미자의 행동이 향후 딸 도라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해 관심이 모아진다. 차화연은 “시청률 보증수표는 과찬이다. 운이 좋았다”며 “감독님, 작가님, 지현우를 다시 만나서 행복하다. 일단 재미있다. 김사경 작가 작품이 쉬우니까 젊은 분들도 좋아하고, 그 안에 희노애락이 들어있어서 역동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임수향의 어머니로 나오는데 3부까지 과거 모습이 나온다. 3형제를 데리고 살아가다가 너무 가난해서 어떻게서든 성공시키려는 마음도 있고, 돈 좀 벌고 나니까 일탈도 꿈꾸는 엄마다. 인간이면 이해할 수 있지만 반성하고 돌아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너무 재미있고 너무나 힘들게 임하고 있는 만큼 시청률을 바라보고 연기하진 않지만 그래도 조금 올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일화는 APP그룹 회장 공진택 역을 맡은 박상원의 아내 장수연 역으로 분해 ‘신사와 아가씨’ 이후 2년 만에 KBS 주말극에 컴백한다. 이일화는 “매번 인물을 받게 되면 공감가는 부분을 찾으면서 연기한다.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주셔서 행복하다”며 “요즘 너무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 드라마는 주말에 따뜻하고 훈훈한 마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웃었다.
윤유선은 고필승의 엄마이자 현철(이두일)의 아내 김선영 역을 연기하며 고부갈등을 포함해 극 중 일어나는 다양한 가족 문제로 시청자들에게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윤유선은 “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연기하기에 지치지 않는 것 같다”며 “할수록 재미있다. 배우로 살 수 있는 부분에 재미있다”고 말했다.
홍석구 감독은 “이제 시작을 앞두고 있다.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시청자 여러분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방송 끝날 때까지 대화를 건네는 느낌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KBS2 새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은 는 23일 저녁 7시 55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