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배우 이선균의 생전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 체포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선균의 마약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그는 마약범죄수사계와 관련 없는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인 여성 A씨와 또 다른 여성 B씨로부터 협박을 받아 3억 5천만원을 갈취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가 이선균의 마약 혐의를 주장하며 그는 공갈 피해자가 아닌 마약 투약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이후 이선균은 인천경찰청에 세차례에 걸쳐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체모, 소변 등 다양한 정밀 검사에서 마약 '음성' 결과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선균의 혐의는 내사 단계부터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일부 언론은 이선균과 A씨가 과거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록부터 경찰의 수사 내용까지 공개했다. 극심한 비판 여론에 시달린 끝에 이선균은 수사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가수 윤종신, 영화감독 봉준호와 장항준 등 생전 고인과 막역했던 대중문화예술인들을 비롯한 문화예술단체들이 모여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수사당국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비롯해, 언론의 자정 노력과 함께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재개정 등을 촉구했다.
이에 이선균의 생전 마약 혐의를 조사했던 인천경찰청은 지난 1월 15일 인접 경찰청인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 정보 유출 경위를 파악해달라고 의뢰했다.
이 밖에도 이선균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생전 고인을 협박한 A씨와 B씨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치러진 A씨와 B씨의 공갈 등의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 A씨는 부인했고, 반면 B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상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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