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된 함은정과 백성현, 엄마가 된 오현경. ‘수지맞은 우리’가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하며 유쾌하고 따듯한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25일 오후 2시, 온라인을 통해 KBS 1TV 새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연출 박기현, 극본 남선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박기현 감독을 비롯해 함은정(진수지 역)과 백성현(채우리 역), 오현경(채선영 역), 강별(진나영 역), 신정윤(한현성 역)이 자리해 첫 방송 전 취재진을 마주했다.
KBS 1TV 새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연출 박기현, 극본 남선혜)는 추락한 스타 의사 진수지(함은정 분)와 무대뽀 초짜 의사 채우리(백성현 분)의 쌍방 치유, 정신 승리, 공감 로맨스 & 핏줄 노노! 호적 타파, 신개념 가족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박기현 감독은 “전작 두 편을 하며 즐거웠다고 생각했는데 복수, 살인 이야기를 계속 하니까 정신이 피폐해지는 느낌이었다. 때마침 연출 제의가 들어와서 대본을 봤는데 따뜻하고 힐링이 되는 작품이더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처럼 신파가 아니라 냉정하게 관조적으로 관찰하며 감동이 느껴지는”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했다. 꼭 혈연으로 엮여야 가족일까? 비혼에 출산율 낮고 가족이 해체되는 시기인데 이 드라마를 보며 집에 가고 싶다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갖고 제작을 했다. 캐스팅 하면서 행복한 경험을 했다. 처음 원픽으로 생각한 분들이 운 좋게 됐다.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다. 생각한 대로 1순위들이”라며 배우들에게 인사했다.
함은정은 극 중 정신과 의사이자 섭외 1순위로 꼽히는 방송인 진수지로 분한다. 그는 “전문직이고 현존하는 직업이니까 장난스럽게 혹은 가볍게 접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실제 전문의를 만나서 자문을 구했고 책과 강연을 챙겨봤다. 무슨 말인지 알고 연기해야 하니까.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 찾아보고 읽어보며 준비했다. 가볍지 않게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왜 수지가 정신겅강의학과 의사가 됐을까. 내면에 깔린 아픔과 트라우마가 있어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서 스스로 치유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면에 깔린 아픔을 잘 감추고 치료하는 모습이 드라마에 잘 녹여졌길. 함은정이 기존에 하던 연기에 비해 슴슴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수지가 가진 아픔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백성현이 맡은 채우리는 실력 있고 유머러스한 데다가 정의감까지 넘치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다. 그는 “채우리는 남다르다고 생각했다. 시놉시스를 받아 봤을 때부터 재밌게 연기할 수 있겠다 싶더라. 우리는 엉뚱하다. 사람들을 바라볼 때 그의 내면을 바라보려고 하는 깊은 시선도 있다. 전작인 ‘고려거란전쟁’에서 굵고 감정적인 표현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파트너 함은정과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행복하다. 함은정을 놀려먹는 재미가 현장에서 크다. 저희가 친구고 ‘인수대비’에서 부부 역할을 했다. 촬영 전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연기 앙상블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저희는 빠르게 단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함은정은 “킹받고 있다. 평소 당하는 편이 아닌데도 백성현한테는 당한다”면서도 “저희 둘이 수지랑 우리랑 싱크로율이 높은 듯하다. 가끔 화가 나지만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오현경은 우리의 엄마이자 평범한 한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채선영을 맡았다. 첫 일일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그는 “실제로 제가 엄마이기도 하고 자식이 성인이 됐기도 하고 혼자 키우기도 하고 일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겠다 싶더라. 오현경이 했는데 전달이 되네, 화려한 줄 알았는데 저 배우가 나이가 드니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구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호흡이 긴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시청자들이 선호하지 않더라. 그러던 차에 캐스팅 연락을 받았고 감독님이 저를 꼭 캐스팅 하고 싶다 하셔서 감사했다. 내가 이 역할에 맞다고 생각하셨으니 두 번 생각 안 하고 하겠다고 했다. 자식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나이다. 우리 엄마 세대는 정말 희생이다. 핵가족을 넘어선 혼자의 삶이 많은데 진정성을 갖고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따뜻한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수지의 동생인 진나영 역은 강별이 따냈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진나영은 끝내 합격하지 못하고 비정규직 리포터로 활동,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인물. 강별은 “언니에 대한 열등감으로 치열하게 사는 인물이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진나영이 못되게 행동도 하지만 타당한 이유가 있다. 그런 점들이 매력적으로 어필이 됐다. 나영은 언니랑 가장 많이 부딪힌다. 다른 인물들과도 많이 만나는데 그때마다 나영이 가진 목표 의식이 달라진다”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신정윤이 맡은 해들병원 경영기획 본부장 한현성은 훤칠한 외모, 쾌활하고 진취적이며 배려심 깊은 성격까지 다 갖춘 남자다. 그는 “저는 제일 나중에 캐스팅 됐다. 훌륭한 선배들이 포진이 돼 있어서 숟가락만 얹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한현성을 보며 눈군가를 사랑하고 싶었다. 사랑 안 한 지 좀 돼서. 남자로서 너무 괜찮더라. 첫사랑인 수지만 생각하는 순애보적인 사랑을 해보고 싶었다.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수지맞은 우리’는 드라마 ‘태풍의 신부’, ‘빨강 구두’, ‘꽃길만 걸어요’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로 일일드라마의 대가로 정평이 나 있는 박기현 감독과 드라마 ‘아모르 파티-사랑하라, 지금’, ‘여름아 부탁해’ 등을 통해 탄탄한 집필력을 자랑해 온 남선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KBS를 대표하는 장르가 일일드라마인 만큼 전국민에게 힐링을 선사하겠다는 포부가 강하다.
오현경은 “꼭 사건사고가 많아야 드라마가 잘 되는 게 아니다. 잔잔함 속에서 강한 불꽃이 피어나는 걸 봐 달라. 젊은 친구들이 활약하는 걸 보고 일일 드라마가 어른들이 보는 게 아닌 다 함께 보는 드라마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며 시청 포인트를 짚어줬다.
‘수지맞은 우리’는 25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 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