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부부’가 오랜 오해를 풀고 밝은 미소를 되찾았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에는 결혼생활 42년 내내 억지 부리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는 아내와 은퇴 후 대화만 시작하면 싸움으로 끝나 침묵 상태로 6년을 보냈다는 남편, ‘억지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며 '결혼 지옥' 출연 의지를 드러냈다.
구리에서 바쁘게 사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양평에서 유유자적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내는 “학원 가서 노래 불러야 하고 수영도 가야 하고”라며 따로 사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은 양평에서 아들과 함께 지낸다며 지금은 정년퇴직 후 제2의 삶을 산다고 말했다.
아내는 3년 전 재발했다는 뇌경색에 대한 질문에 “혈압, 당뇨 없이 다 정상이었다. 남편이 양평에 갈 때 물건을 다 정리해서 보냈다. 어느 날 양평에 내려가 보니 임의로 정리를 해뒀더라. 다시 정리를 하면서 튼튼한 박스가 있길래 박스는 족보를 정리하게 놔두라고 했더니 버리라더라. 친척들이 있어서 화를 참고 다음날 구리로 와서 밥을 하는데 팔다리가 힘이 없더라. 병원에 갔더니 뇌경색이라더라. 그리고 3년 만에 재발했다. 죽음까지 갔다. 살고 싶지 않았다. 밥을 못 먹으니 말할 기운도 없었다”라고 발병 이유를 전했다.
이를 듣던 오은영은 “두 분이 대화를 하실 때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일단 아내는 유난히 남편한테 이야기할 때 그냥 권유해도 될 이야기를 ‘왜 이렇게 했어’라고 한다. 이러면 어떤 경우는 지적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빨리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연습을 해야 한다. 물음표를 올리면 된다. 오해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의 누나가 돈을 빌려 간 후 갚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빌려 간 사실이 없다고 잡아뗀 것이 자신에게 큰 억울함으로 남았다고 말했으며 남편은 누나와 인연을 끊으면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은 외식을 나섰다. 아내는 오랜만에 가진 둘만의 시간에 복잡한 마음이 드는지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결혼 42년인데 외식을 10번도 못했다. 연세 드신 분들이 다정하게 외식하는 걸 보면 그런게 그렇게 너무 슬펐다. 난 한 번도 안 해봤으니까”라며 눈물이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 또한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과거에 잘못한 건 나도 인정한다”라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고 아내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잠시 화장실로 자리를 피한 아내는 남편이 듣지 못하게 홀로 화장실에서 펑펑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만감이 교차했다. 미안하단 말을 들은 것도 그렇고 슬펐다. 억지소리나 고쳐줬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에게 힐링리포트를 전했다. 오은영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각자 영역에서 살기로 했다면 양평에서의 거주 공간, 양평의 비닐하우스는 남편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공간을 존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한 후 아내에게는 “정말 억울하셨을 것 같다. 남편분이 진심으로 사과도 했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 상처가 올라올 때 ‘지난번에 사과도 하고 인정도 해줘서 내가 고마웠어. 아직 불씨가 남아 있나 봐’라고 말을 해라”라고 조언했다.
또 남편에게는 “직업적인 역할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준비해서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은 “앞으로는 방향을 바꿔서 잘할게”라고 웃어 보였으며 아내는 “저도 반항하느라고 옛날 말을 꺼냈다. 속상할 걸 알면서도. 그것은 미안하다”라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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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