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온 더 블럭’ 코미디언 이경규가 예능 대부가 아닌 희극인 한 사람으로서의 투명한 고민을 공개했다.
27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예능 대부 이경규가 등장했다. 호통 대마왕에서 봄날의 따스함을 품는 변화가 있다는 이경규의 모습에 녹화장은 술렁거렸다.
이경규는 "건강이상설이 있는데, 귓불 주름은 뇌졸중일 수 있다고 댓글에 써 있더라. 무서워서 MRI를 찍었다.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말을 하는 거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건강에 신경을 써라"라며 따스한 조언을 건넸다.
이어 이경규는 “연말에 대상포진에 걸렸다. 동창 모임을 미뤄야 해서 ‘대상포진에 걸렸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대상’만 듣고 연예대상을 받느라 못 만나는 줄 알더라. 3주 미루고 만났더니 나더러 무슨 연예대상을 받았냐고 묻더라”라고 말해 걱정스러웠던 분위기를 순식간에 익살스럽게 만들었다.
이경규는 "나는 홍보를 위해 나온 건 아니다. 2024년의 이경규를 알려주려고 나온 거다"라고 말했다. 이경규는 현재 영화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2026년 개봉을 한다면서 "코로나 전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이번에 잘 되면 영화 감독을 할 거다. 그러나 이번 거 안 되면 영화사를 접을 거다”라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경규는 “어렸을 때 부산에서 영화관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데리고 다니셨고, 이소룡 영화가 개봉하고 그게 내 세상이 됐다”라면서 “나는 자룡이다. 이소룡의 아들이란 뜻이다. 이소룡 영화로 ‘소룡들’을 꼭 수입을 해 보고 싶다”라며 은근한 뜻을 밝혔다. 유재석은 “홍보 아니라더니, 교묘하게 홍보하는 거 아니냐”라며 이경규를 콕 찔렀다.
그러나 이경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경규는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제일 먼저 온 사람이 나다. tvN이 나 때문에 버티는 거다. ‘화성인 바이러스’가 있다”라면서 “tvN이 이렇게 구성이 된 게 ‘화성인 바이러스’로 5~6년 정도 진행해서 가능한 일이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사실 요즘 트렌드다. 출연자가 좀 약하면 ‘안녕하세요’로 나가는 거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 이경규는 직접 유튜브를 제작하면서 섭외에 난항을 겪는다 밝히던 중 “오늘도 조세호 보는 순간 섭외 생각이 나더라”, “유재석 너도 와. 사실 너 때문에 여기 나왔어”라며 동시에 둘을 포섭했다.
그러나 예능 대부 이전에, 연영과 학도이자 영화 감독을 꿈꾸던 소년의 마음이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이기도 전에, 이경규는 희극인 그 자체였다. 유튜브 제작도 시대를 짐작하면서 따라보느라 제작을 하는 것이었다.
이경규는 “토크쇼가 변했다. 전국민이 셀럽이 됐다. 모두가 만들고 모두가 말할 수 있다”, “이때 코미디언인 우리에게 위기가 온 거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라며 깊은 질문을 던졌고 유재석은 “공통적인 생각이다”라며 크게 공감했다.
이경규는 “쉬는 법을 모르겠다. 해외 여행도 촬영, 축구도 촬영 차 간다. 인생 자체가 프로그램으로 살아온 것 같다”라면서 “40년 정도 하면 인간문화재가 되는데, 코미디언은 그게 어렵다. 웃기는 거 참 어렵다. 웃기려다가 안 웃기면 정말 민망하다”라며 시원스럽게 웃었다.
또 이경규는 “하다 보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좋은 작품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확답이나 해답이 아닌, 끝없이 도전하고 나아갈 것이라는 '예술가'다운 답변으로 큰 울림을 주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tvN 채널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