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펫코파크’ 작년 부상 악몽 떠올린 이정후 “잔디 다르니까 괜찮아, 경기 빠지는건 싫어” [오!쎈 샌디에이고]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03.31 07: 4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비가 내린 펫코파크를 보며 지난해 부상 순간을 떠올렸다. 
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한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23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는 지난 29일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역대 27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 이정후는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데뷔전부터 안타와 타점을 올렸다. 지난 30일 경기에서는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한국인 타자 중 최초로 데뷔 첫 2경기에서 모두 타점을 기록했다.이정후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8-3으로 승리해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4회초 1사 1,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4.03.30 /jpnews@osen.co.kr

좋은 활약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이정후는 세 번째 경기에서 한가지 변수를 만났다. 경기가 열리는 펫코파크에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미국 기상청은 이날 오전 샌디에이고 지역에 돌발홍수경보를 발령했다. 펫코파크는 지난 30일 경기 종료 후 방수포를 설치하며 폭우에 대비했다. 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국립기상청과 회의를 진행한 결과 우리는 경기 시작 전에 비가 줄어들어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비가 그쳤고 펫코파크는 경기 개최를 위한 정비에 돌입했다. 다만 많은 비가 내리면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는 않은 상황이다. 
방수포 덮힌 펫코파크. 2024.03.31 /jpnews@osen.co.kr
이정후는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지난해 좋지 않은 그라운드 상태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7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8회말 안타 타구를 잡으러 가는 평범한 플레이를 하다가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다. 전혀 큰 부상을 당할 상황이 아니었지만 검진 결과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해야했다. 
부상 원인은 비로 인해 젖은 사직구장 그라운드였다. 당시 키움과 롯데의 경기는 우천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됐다. 이정후는 지난해 부상 복귀 후 인터뷰에서 “잔디가 갑자기 푹 박히더라. 그 상태에서 움직이려고 하다가 ‘팅’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화면상에서는 아무런 일이 없는데 갑자기 부상을 당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라고 부상 상황을 설명했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구장이 미끄러울 것 같아서 안다치는데 중점을 두고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 작년에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비가 오면 아무래도 좀 더 부상이 나올 수가 있다. 그래도 여기는 한국과 잔디가 다르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한국인 타자 중 최초로 데뷔 첫 2경기에서 모두 타점을 기록했다.이정후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8-3으로 승리해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동료선수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4.03.30 /jpnews@osen.co.kr
메이저리그는 우천취소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몇 시간씩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경기를 재개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으면 선수들이 루틴을 지키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이정후는 “형들에게 물어봐도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다고 한다. 내가 계속 경험을 하면서 루틴을 찾아야할 것 같다. 내가 직접 경험하고 적응해야할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혹시 가능하다면 휴식을 갖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이정후는 “나는 경기에서 빠지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다. 한국에서도 한 경기를 빠졌을 때 그 경기에서 안타가 나올지, 홈런이 나올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에서 빠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항상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경기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메이저리그는 한 시즌에 KBO리그(144경기)보다 18경기가 많은 162경기를 치른다. 그만큼 전경기 출장이 어려운 환경이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전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맷 올슨(애틀랜타), 마커스 세미엔(텍사스), 후안 소토(샌디에이고),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시애틀) 뿐이다. 
“언젠가는 전경기에 나가보고 싶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그렇지만 올해는 내가 메이저리그에 온 첫 해고 작년에 수술도 했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셨다. 경기수에 대해서도 말씀하신게 있어서 감독님의 결정에 따르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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