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 선발 출전=승리' 공식 와장창 깨졌다... "열심히 훈련 임한다" 4G 연속 벤치 KIM에 기회 돌아갈까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4.01 05: 44

에릭 다이어(30)가 출전하면 승리하단 공식이 깨졌다. 경기력도 썩 좋지 않았다. 그의 경쟁자 김민재(28, 이상 바이에른 뮌헨)에겐 청신호일 수 있다.
뮌헨은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0-2로 완패했다. 뮌헨이 리그 기준 홈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패한 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공식전 3연승이 끊긴 뮌헨은 승점 60점에 머무르면서 리그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선두 레버쿠젠(승점 73)과 격차는 무려 13점. 이제는 오히려 한 경기 덜 치른 3위 슈투트가르트(승점 56)와 4위 도르트문트(승점 53)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진] 다이어와 김민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벤치에서 출격한 김민재는 끝내 결장했다. 그의 4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김민재 대신 이번에도 다이어가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선택을 받고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센터백 자리에서 호흡을 맞췄다.
[사진] 에릭 다이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이어의 ‘만점 활약’은 없었다.
다이어와 '그의 짝꿍' 더 리흐트 둘 다 주력이 강점인 선수가 아니기에 뒷공간을 커버하는 데 애를 먹었다. 뮌헨이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면서 생기는 넓은 공간은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먹잇감이었다.
특히 다이어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그는 189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상대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크와 힘싸움에서 힘없이 물러났다. 아무리 퓔크루크가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라지만, 반칙이 아니면 막기 힘들어 보였다. 다이어는 그와 헤더 싸움에서 밀려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뒤 애꿎은 심판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다이어는 수비뿐만 아니라 황당한 패스 미스도 여러 차례 보였다. 그는 바로 왼쪽에 있는 알폰소 데이비스에게도 공을 주지 못하며 소유권을 헌납하곤 했다. 전반 16분엔 압박도 없는 상황에서 정확도 떨어지는 패스를 했다.
영국 매체 ‘90min'은 다이어를 혹평했다. 다이어에게 10점 만점에 5점을 부여한 해당 매체는 "전체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빌드업 단계에선 왼쪽 풀백(알폰소 데이비스)과 서로 소통하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경기 종료 후 독일 '빌트'는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나란히 4점을 부여했다. 독일 매체는 일반적으로 선수 평점을 1~6 사이로 부여한다. 1점에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다. 4점은 낙제점에 가깝다. 
[사진] 토마스 투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헬은 최근 다이어를 꾸준히 선발로 내보내는 이유로 어찌 됐든 그가 나서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그 공식마저 깨졌다. 이는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된 김민재의 출격 가능성을 낳게 만드는 소식이다.
앞서 16일 국내 언론을 인용해 김민재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 't-online' 일부를 발췌한 유럽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렇게 벤치에 (자주) 앉아 있던 경험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배울 점도 있다.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나 역시 경기에 많이 나섰지만 뮌헨엔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내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김민재는 묵묵하게 훈련에 임하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한국과 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한국 3-0 승)에서 풀타임 소화한 뒤 최근 뮌헨에서 벤치 멤버가 된 것에 대해 “훈련장에서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잘하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말했다. 
[사진] 김민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선수들은 살떨리는 주전경쟁을 하고, 1승이라도 더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투헬 감독은 자포자기하고 있다.
‘ESPN’에 따르면 도르트문트전 후 투헬 뮌헨 감독은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은 분명히 끝났다”면서 “오늘 경기가 끝나면 더 이상 승점을 계산할 필요가 없다. 레버쿠젠에 축하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산술적으로는 우승이 가능하단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직 뮌헨에 분데스리가 7경기가 남아있다. 역전 우승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우승 경쟁을 포기했다. 도르트문트에 패해 낙담하고 있을 선수들에게 감독이 나서 악담한 것이나 다름없다.
투헬 감독은 “우린 경기에서 승리하는데 필요한 열정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매우 실망했다. 우리는 기본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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