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고를 수 있다면 바로 손흥민"...'PL 260골' 최다 득점자도 'SON 결정력'에 반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01 08: 25

'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프리미어리그(PL) 역대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토트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에서 루턴 타운을 2-1로 제압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토트넘은 승점 56점을 기록하며 잠시나마 4위 등극에 성공했다. 5위 아스톤 빌라와 승점·골득실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한 골 앞섰다. 빌라가 이어진 경기에서 울버햄튼을 잡아내며 다시 4위를 탈환하긴 했지만, 토트넘이 한 경기 덜 치른 만큼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3분도 되지 않아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역습 공격에서 안드로스 타운젠드가 이브 비수마를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받은 로스 바클리가 욕심내지 않고 왼쪽으로 패스했고, 타히트 총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그는 전반 19분 절묘한 침투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린 뒤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쳐냈다.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슈팅했지만, 공은 오른쪽 골대를 때린 후 왼쪽 골대까지 맞고 튀어나왔다.
토트넘이 후반 들어 역전극을 썼다. 후반 6분 교체 투입된 브레넌 존슨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역전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후반 23분엔 존슨의 슈팅이 골키퍼 손에 맞고 골라인을 넘어가는가 싶었지만, 간발의 차로 수비가 걷어냈다.
무승부가 가까워지던 후반 41분 손흥민이 토트넘을 구했다. 손흥민이 역습 기회에서 빠르게 공을 몰고 올라간 뒤 왼쪽 공간으로 패스를 건넸다. 베르너가 박스 안으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존슨이 발을 뻗어 뒤로 내줬다. 손흥민이 곧바로 슈팅했고, 공은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 다이키 하시오카 다리 사이로 들어가면서 굴절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터진 손흥민의 리그 15호 골이었다. 그는 이번 골로 득점 선두 엘링 홀란(18골)을 3골 차로 추격하며 득점왕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토트넘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한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TOP 5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으며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의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뿐이다.
시어러도 손흥민의 활약을 보며 감탄했다. 그는 PL 역대 최다 득점 기록(통산 260골)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골잡이다. 현역 시절 블랙번 로버스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었고, 현재는 영국 'BBC' 해설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1994-1995시즌엔 블랙번의 마지막 PL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시어러는 'PL 프로덕션'에 출연해 손흥민의 결정력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그 자리(손흥민이 득점한 장면)에서 공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선수가 한 명 있다면 바로 손흥민이다. 골이 조금 굴절됐고, 골키퍼로서는 막을 기회가 아예 없었다"라고 말했다.
영국 '더 부트 룸'은 "시어러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으로부터 본 것을 좋아하며 칭찬을 남겼다. 이날 토트넘은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했고, 17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 중 유효 슈팅은 4개에 불과했다. 다행히 손흥민이 존슨이 건네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또 한 번 해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후반 들어 경기를 바꿔놓은 존슨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팬들의 선택은 손흥민이었다. 그는 팬 투표에서  80.4%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자랑하며 PL 공식 경기 최우수 선수(MOM)를 거머쥐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도 손흥민에게 경기 최고 평점 8.4점을 부여했다.
영국 현지 매체 역시 호평 일색이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전반 20분에 골키퍼 주위로 한 바퀴 돌았고,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양쪽 골대를 때렸다. 정말 운이 없었다. 그는 정말 많이 뛰었고, 돌파구를 계속 찾으려 위협했다. 마지막 10분에 굴절된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하며 경기를 마쳤다. 캡틴다운 활약"이라며 평점 8점을 줬다. 
'이브닝 스탠다드'와 '90min'도 나란히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매겼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또 다시 결정적인 활약이었다. 마지막 4분에 결승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슈팅이 두 골대를 강타하고, 후반전에 토마스 카민스키 선방에 막힌 건 매우 불행했다"라고 칭찬했고, 90min은 "절대 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전방에서 훌륭하게 이끌었다. 막판이 되기까지는 평소만큼 뛰어난 활약은 아니었지만 말이다"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PL 30라운드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BBC' 축구 전문가 가레스 크룩은 손흥민을 최전방 한 자리에 배치하면서 "다행스럽게도 요즘 토트넘에서 꾸준한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그가 없었다면 토트넘은 침몰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과 함께 이주의 팀에 뽑힌 공격수는 루이스 디아즈(리버풀)와 아이반 토니(브렌트포드)였다. 중원에서는 콜 파머(첼시),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리버풀), 앤서니 고든, 하비 반스(이상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선택받았다. 수비진은 에즈리 콘사(아스톤 빌라), 윌리암 살리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이상 아스날)로 꾸려졌고, 골키퍼 자리엔 안드레 오나나(맨유)가 이름을 올렸다.
이제 토트넘은 손흥민과 함께 4위 도전에 나선다. 손흥민은 경기 후 "거의 10년 동안 한 클럽에서 뛰는 건 내게 믿을 수 없는 감정이고, 큰 영광이다. 난 내가 몇 골을 넣었는지도 몰랐다. 나와 함께 뛰면서 많은 노력을 해주고, 지도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라며 "팀을 위해 최대한 많은 걸 쏟아붓고 싶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적인 건 그 다음에 따라온다. 남은 리그 9경기에서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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