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도현이 스크린 데뷔와 동시에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팬들로서는 국가의 부름을 받은 그의 이름을 국방부에서 파내오고 싶을 따름이다.
지난 2월 22일 개봉한 ‘파묘’는 개봉 후 34일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압도적인 흥행 기록을 썼다. 개봉 일주일째 300만 명을 모았고 10일째 500만, 11일째 600만을, 18일째 800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24일째에는 900만 명을 돌파하며 개봉 한 달도 안 돼 천만 고지에 다다랐다.
결국 지난달 24일, 누적 관객 1000만 1642명을 기록하며 올해의 첫 천만 영화 탄생을 알렸다. 이는 미스터리 오컬트 영화 사상 가장 높은 기록이다(‘곡성’ 687만 명). 특히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해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모았던 것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이 작품에서 이도현은 경문을 외는 무당 봉길 역으로 분했다. 온몸에 새긴 문신과 장발 헤어스타일, 헤드셋의 조화로 '험한 것'에 대적하는 '힙한’ 인물로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무심함과 강렬함을 오가는 온도차는 짜릿했고 말투와 눈빛까지 변주를 준 섬뜩한 빙의 연기는 그동안 쌓아올린 연기 내공이 터진 결과였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이도현은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섭렵하며 ‘믿고 ‘보는 배우’, ‘흥행 부적' 타이틀을 확고히했다. 장르적 도전과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연기력으로 영화계 '천만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드라마판과 영화판 모두 이도현의 활약에 흐뭇한 순간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도현은 ‘파묘’ 흥행의 기쁨을 오롯이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가의 부름을 받은 그는 현재 공군 군악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군 생활 중임에도 이례적으로 유의미한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지만 민간인 신분이었다면 더욱 짜릿했을 요즘이다.
그래서 팬들은 국방부에서 이도현을 파내오고 싶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진심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언제 어디서든 늘 최선을 다하는 이도현이기에 군 생활 역시 ‘군인 임동현’으로서 즐겁고 행복한 얼굴로 보내는 중이지만 팬들은 더 가까이, 쉴 틈 없이 그의 연기를 보고 싶은 이유에서다.
지난달 1일 이도현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군 복무 중이라 직접 인사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글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관객 수 기사를 접하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는데 눈을 떠보니 400만이라니”라며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진 모르겠지만 많은 팬분들과 관객 여러분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이도현은 군복을 입고서 ‘파묘’ 동료들의 사진을 든 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은 300만 관객 돌파 인사용으로 찍은 것. 2일 오전 기준 1100만 명 이상의 관객 동원에 성공했으니 그의 미소는 더욱 만개했을 터다. 군대에 있어서 못 볼 뿐이지.
군인 임동현이 건강하게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빨리 배우 이도현으로 복귀하길. 여자 친구 임지연 만큼이나 팬들이 손꼽아 그의 전역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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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NS,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