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괴물 투수’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선발등판 일정이 비로 인해 하루 미뤄졌다. 복귀 첫 승이자 통산 99승 도전 상대가 롯데 자이언츠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바뀌었다.
한화는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에 문동주(21)를 선발투수로 예고했지만 우천 취소됐다. 4일 롯데전은 류현진 선발 차례라 문동주가 5일 고척 키움전 이후로 등판이 밀릴 것으로 보였다. 류현진의 등판 날짜는 그대로 지켜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화는 4일 롯데전 선발로 문동주를 예고했다.
류현진은 5일 고척 키움전 선발로 나서기로 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선수 본인이 하루 더 쉬고 싶다고 해서 로테이션을 하루씩 미루기로 했다. 내일(4일) 문동주가 나가고, 류현진은 고척 1차전(5일)에 나간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잠실 LG 트윈스전 개막 경기에 나선 뒤 5일 휴식을 갖고 29일 대전 KT전 홈 개막전에 등판했다. 이날 6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6일 휴식을 갖고 키움을 만난다. 2016년 개장한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인 첫 등판에 나선다.
사실 시즌 초반 타격 지표로만 본다면 4일 롯데전에 던지는 것이 류현진에게 더 유리했다. 롯데는 팀 타율 9위(.246), 홈런 10위(4개), OPS 10위(.647)에 그치고 있다. 개막 4연패 이후 3연승으로 반등한 키움은 이주형의 부상 복귀로 타선의 막힌 혈이 뚫렸다.
롯데보다 키움이 조금 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류현진의 의사가 반영된 결정이다. 보통 선발들은 우천 취소시 다음날에 등판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류현진의 선택은 달랐다. 시즌 초반으로 아직 90개 이상 던진 적이 없고, 체력을 끌어올려야 할 단계이기 때문에 하루 더 쉬면서 힘을 비축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2021년 7월19일 우천 취소 다음날 등판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를 맞아 7이닝 무실점 호투로 더블헤더 1차전 완봉승을 거뒀다. 하지만 2013년 LA 다저스 시절에는 4월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6이닝 5실점), 6월20일 뉴욕 양키스전(6이닝 3실점 패전)에서 우천 취소 다음날 등판에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류현진이 등판을 하루 미루면서 5번째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문동주와 등판 순서를 맞바꿨다. 문동주가 당분간 1선발 순서로 상대 에이스 선발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4일 롯데전 선발이 1선발 애런 윌커슨으로 문동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문동주도 1선발로 손색이 없다. 시즌 전 MLB 월드투어 스페셜게임을 치른 팀 코리아에 발탁돼 투구수 빌드업이 되지 않아 5선발로 시작했지, 원래 팀의 3선발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앞으로 문동주가 1선발과 대결하게 되는데 어쩔 수 없다. 또 비가 오면 순서가 바뀌게 될 것이다. 문동주가 잘 이겨낼 것이다”고 기대했다.
문동주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승리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롯데를 상대로는 지난해 2경기 모두 패전을 안으며 평균자책점 12.15로 고전했다. 6월13일 사직 경기에 2⅔이닝 9피안타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고, 7월6일 대전 경기도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5회를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통산 5타수 4안타(1홈런) 1볼넷으로 유독 강했던 안치홍이 한화로 FA 이적해와서 이제 같은 팀이 됐다. 최근 타격감으로 볼 때도 전준우, 빅터 레이예스 외에 크게 위협적인 타자가 없어 문동주에게 무게가 실리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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