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으로 인해 어머니의 청부 살인을 계획한 ‘패륜’아들의 사건이 전해졌다.
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에서는 최종성, 김태용 형사가 출연,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이날 사건은 2009년 8월, 서초서 강력팀의 첩보 입수로 시작됐다. 1년 3개월 전, 한 70대 할머니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는데, 그 죽음을 외아들이 사주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아들이 어머니가 모아온 수십억 원의 재산을 노렸다는 것. 실제로 아들은 어머니가 사망한 뒤 수십억 원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무엇보다 장례식장에서 아들은 슬픈 기색도 없어 동네 주민들의 의심을 샀다고.
확인 결과 당시 어머니의 사망 기록에 확인된 사인은 ‘병사’였다.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어머니는 떡을 먹다 당뇨성 혼수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돼 있었다. 당시 육안상 외상은 없었고, 입안에는 떡이 있었다. 다만 타살 흔적이나 외부 침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살해 현장으로는 볼 수 없었다.
알고보니 외아들 김 씨와 70대 할머니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김 씨는 갓난아이 때 버려진 업동이였고, 부부는 자식이 없어 김 씨를 양육하게 된 것. 어머니는 이혼 후에도 33년간 김 씨의 대학 등록금, 사업 밑천, 아파트 지원금까지 지원해오며 아들을 키웠다.
진실의 여부는 범행 동기였다. 아들이 받은 유산을 추적하던 형사들은 수상한 행적을 파악했다. 당시 김 씨는 부동산, 현금, 사망보험금 등 총 19억 원의 유산을 상속 받았지만 어머니 사망 직후 아들이 상속 받은 땅 매매를 급처분 하려고 했고, 아들의 계좌에서 1억 3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빠져나갔고, 1억 원은 현금으로 인출한 것이 확인됐다.
나머지 3천만 원을 이체 받은 계좌의 소유주를 찾아갔지만, 일산 거주의 60대 남성이었다. 범죄와도, 김 씨와도 접점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모르는 돈이다. 받은 적도 없다”라면서 “작년에 아들(오 씨)에게 통장을 빌려준 적은 있다”고 말해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오 씨는 특수강도 포함 전과 3범이었다. 이에 형사들은 오 씨가 살인 청부를 의뢰받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거주지를 파악하니 특수강도로 교도소에 있었다. 다만 수감 이유는 1년 전, 복권 수천만 원 구매후 돈을 날려 가게로 칼을 들고 들어가 강도 짓을 했기 때문. 이로 인해 어머니의 사망 시점에는 교도소에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무려 6시간 동안의 진실게임 끝에, 오 씨는 사이트로 만난 김 씨에게 1억원의 청부 살인을 받았다며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았다. 이후 오 씨는 김 씨를 포함한 공범, 3인과 함께 어머니의 살인 계획을 준비했다. 첫 교통사고 위장사의 계획이 실패하자 오 씨와 공범은 어머니의 집에 잠입, 목을 졸라 질식사하게 만들었다. 이후 아들 김 씨가 직접 구한 떡으로 사고사를 위장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들은 송은이는 “정말 인간 쓰레기다”라며 분노했고, 안정환 역시 “도대체 그렇게 까지 할 이유가 뭐가 있나. 어린 아이를, 죽을뻔한 걸 살려준 것 아니냐”라며 김 씨의 패륜 범행에 경악했다.
오 씨 자백 후 김 씨는 불법 사설경마장에서 몇 분 만에 검거됐다. 검거된 김 씨는 오 씨의 자백 소식에 범죄를 시인했고,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 “사회복지사들이 자꾸 (어머니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게끔 해서 잠시나마 (살인 생각을) 했다. 어머니 마음이 바뀌셨다는 거에 화가 많이 났다”라며 기부 의사에 분노했다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김 씨는 대학시절부터 사설 경마에 빠져 사업도 번번이 실패했고, 억대 빚까지 진 상황이었다. 이를 어머니가 갚아줬지만, 또 한 번 도박에 손을 댔고, 어머니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것. 이에 분노한 김 씨는 범행을 계획하게 된 것이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실제 어머니가 기부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체포 후 김 씨는 “한 번도 업둥이다, 이런 내색 안 했다. 다른 집 자식보다 더 잘해주셨다. 내가 잠시나마 미쳤구나 싶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으나, 조사 결과, 김 씨에게 상속된 유산은 19억, 그중에 15억을 3개월 만에 도박에 탕진한 것이 밝혀져 충격을 자아냈다. 더불어 청부살인 착수금의 출처는 청산가리를 구해 극단적 죽음을 원하는 이들에게 판매를 해서 번 돈이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김 씨는 아버지의 살해까지 계획 중이었다고. 수사 종료 4년 후, 공범의 꼬리까지 잡혔다. 다른 죄목으로 잡힌 공범이 추후 검거되어 마침내 3인이 모두 검거를 받았다. 김 씨는 무기징역, 오 씨는 징역 15년, 공범은 징역 13년에 처해졌다.
/yusuou@osen.co.kr
[사진] E채널 '용감한 형사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