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지금 시범경기 중이야" 공수부진 멘탈붕괴, 형들의 따뜻한 위로, 홈런으로 살아났다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4.06 12: 10

"넌 이제 시범경기 중이다".
KIA 타이거즈 3년차 내야수 김도영(21)이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타격 부진에 수비 실수가 겹치며 멘탈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선배들의 따뜻한 조언을 받아 큰 힘을 얻었다는 것도 덧붙였다. 작년 손부상으로 인해 시즌 준비훈련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서서히 제 컨디션으로 올라온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도영은 지난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차전에서 귀중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1회말 1사후 데니 레예스의 몸쪽 투심을 그대로 걷어올려 130m짜리 대형 중월솔로홈런을 날렸다. 5-2 승리를 이끄는 선제 아치였다. 

26일 오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말 2사 3루 KIA 최형우의 1타점 적시타 때 3루 주자 김도영이 득점을 올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08.26 / ksl0919@osen.co.kr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다. 10경기만에 터진 시즌 1호 홈런이었다. 입단 3년만에 챔피언스필드 안방팬들에게 처음으로 홈런을 선물했다. 아울러 시즌 첫 결승타이자 최근 부진탈출을 예고하는 한 방이기도 했다. 이날 성적은 볼넷 1개를 얻여 2출루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이었다. 
개막 이후 공수 부진에 시달렸다. 전날까지 41타수9안타, 타율 2할2푼 1타점 2득점 OPS 0.482에 불과했다. 작년 3할 타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책(4개)까지 여러번 범했다. 투수와 동료들에게 미안함이 커졌다. 더그아웃에서 실망스러워하는 장면까지 연출하는 등 힘겨운 모습이었다. 
김도영이 홈런을 날리고 빠던을 하고 있다./OSEN DB
김도영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공도 잘 보이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타석에서 컨디션은 그래도 좋은 편이다. 가장 큰 것은 멘탈이다. 빨리 본 상태로 되돌리고 싶다. 수비가 멘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진짜 진짜 집중하는데 실책이 나와 가장 힘들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동시에 최형우 등 선배들의 애정어린 조언도 밝혔다. "형들이 '너는 일단 시작이 늦었고 지금이 시범경기다, 안된다고 기죽지 말고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하라. 좋은 타자이기 때문에 언제가 진짜 돌아온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전 이범호 감독도 믿음을 보였다. "손을 다쳐 스프링캠프 연습량이 적었다. 보통 1월에 방망이를 잡는데 2월 말에 타격훈련을 시작했다. 3개월 넘게 방망이를 못잡은 상태에서 라이브 타격과 시범경기에 들어갔다. 초반에는 힘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걱정없다. 페이스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성적으로 가있을 것이다"며 낙관했다.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KT와 KIA는 쿠에바스, 이의리가 선발로 등판해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경기 시작에 앞서 KIA 김도영이 박기남 수비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04.04 / ksl0919@osen.co.kr
감독의 믿음과 선배들의 애정 조언에 화끈한 홈런으로 응답한 것이다. 김도영은 " 땅을 파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이 나와 되게 좋다. 스트라이크존이 확실히 생긴 것은 좋은 현상이다. 지금부터는 안되더라도 계속 밝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오늘을 계기로 올라가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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