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너클볼을 던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맷 왈드론(28)을 상대로 4경기 만에 안타를 때려냈다.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가 1-0으로 앞선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투수 맷 왈드론을 상대했다. 왈드론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너클볼을 던지는 너클볼러다.
경기 전 왈드론에 대해 꼼꼼하게 전력분석을 한 이정후는 초구 시속 89.6마일(144.2km) 포심을 지켜봤지만 스트라이크가 됐다. 2구 볼로 들어온 85.4마일(137.4km) 커터를 골라낸 이정후는 3구째에 처음으로 75.3마일(121.2km) 너클볼이 들어오자 파울로 걷어냈다. 4구째 78.5마일(126.3km) 너클볼을 지켜보며 볼을 골라낸 이정후는 5구 92.6마일(149.0km) 포심을 때려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타구속도는 102.8마일(165.4km)에 달했다.
이정후가 무사 1루 찬스를 만들었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삼진 이후 호르헤 솔레어가 2루타를 날리며 1사 2, 3루 찬스를 연결했지만 마이클 콘포토가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쳤고 맷 채프먼이 우익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결국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2회 1사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왈드론의 2구 91.5마일(147.3km) 싱커를 때렸지만 유격수 땅볼로 잡혔다. 3회 1사에서는 왈드론의 2구 91.5마일(147.3km) 싱커를 때렸지만 유격수 땅볼로 잡혔다.
이정후는 6회 선두타자로 나섰다. 왈드론의 4구 88.2마일(141.9km) 싱커를 쳤지만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그런데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가 크게 위로 벗어나면서 이정후가 1루에 살아들어갔다. 이 타구는 유격수 송구실책으로 기록됐다.
샌프란시스코는 무사 1루에서 웨이드 주니어가 안타를 날리며 무사 1, 2루 찬스를 연결했다. 솔레어는 중견수 직선타로 잡혔다. 샌디에이고는 우완 구원투수 스티븐 코렉을 투입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콘포토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채프먼의 타구는 유격수 김하성의 호수비에 걸렸지만 진루타가 되면서 이정후가 득점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8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완 구원투수 마쓰이 유키의 초구 90.1마일(145.0km) 포심을 퍼올렸지만 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채프먼이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3-2로 승리하고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11타수, 12타석 연속 무안타를 끝냈다. 시즌 성적은 10경기 타율 2할5리(39타수 8안타) 1홈런 4타점 3득점 OPS .549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이 이겨서 좋다. 위닝시리즈를 해서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오라클 파크에서 3경기 만에 첫 안타를 때려낸 것에 대해 “아예 타이밍이 안맞는 것도 있지만 무너진 밸런스에서 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지기도 했다. 계속 치다보면 안타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삼진은 많이 당하지 않고 있고 공도 안좋은 공을 친 것이 아니라 스트라이크이긴 한데 좋은 공을 건들고 있다. 최대한 좋은 카운트에서 빨리 승부를 봐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라고 반등을 기대했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왈드론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너클볼을 던지고 있는 너클볼러다. 이날 경기에서도 너클볼(26구), 포심(24구), 싱커(18구), 스위퍼(13구), 커터(4구) 등 너클볼과 함께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막아냈다.
“일정하게 날아오면 준비를 할 수 있을텐데 사실 너클볼이란게 어디로 날아올지 모른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2스트라이크 되기 전에는 최대한 너클볼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이날 경기의 마음가짐을 이야기 했다. 이어서 한국에서 너클볼을 상대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는 노경은(SSG) 선배님, 그리고 옛날에 KT에서 뛰었던 (라이언) 피어밴드가 던지는 것을 봤다. 노경은 선배님의 너클볼은 최근에 봤다”라며 웃었다.
노경은은 KBO리그 통산 490경기(1313이닝) 78승 90패 53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한 베테랑 우완투수다. 너클볼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2020년부터 간간히 너클볼을 구사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피어밴드는 좀 더 본격적인 너클볼러다. KBO리그 통산 114경기(682⅔이닝) 36승 42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한 좌완 외국인투수로 2016년 KT에 입단한 이후 너클볼을 받을 수 있는 포수 장성우를 만나면서 너클볼을 본격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했다. 피어밴드는 너클볼을 앞세워 KT에서 2018년까지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이정후는 “너클볼은 워낙 던지기 힘들고 받기도 힘든 공이라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슬라이더는 이렇게 오면 이렇게 대비를 한다는게 있는데 너클볼은 어디로 올지 몰라서 대비가 힘들다. 너클볼은 흔치않은 구종이라 이상하게 날아오지 말라고 그냥 기도해야한다. 그래서 2스트라이크 이전에 치려고 했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